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열공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실험용 백신 연구를 위해 첫 환자 투여가 이뤄졌다. 이 백신 개발사인 모더나(Modera Therapeutics)는 지난 23일 백신 'mRNA-1273'이 올 가을에 비상 상황에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의 유전자 서열을 확인, 미국에서 첫 번째로 임상시험용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업체다. 4월부터는 건강한 자원자 45명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에서 누적 확진자가 8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지구촌이 백신 개발에 열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SARS-CoV-2의 FDA 승인 요법 또는 백신은 없다.

미국에선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러지감염병연구소(NIAID)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연방 연구 및 대응 자금 지원을 주도하고 있고 일부 미국 제약회사는 자체 연구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또 유럽에선 영국의약품ㆍ의료기기안전청(MHR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치료법 개발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개발하는 데 12~18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 중인 주요 백신 후보를 알아본다.

임상 1상 백신 후보

▲미국 모더나(Moderna) 백신 후보 물질(mRNA-1273) = 사스와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증후군을 연구하는 미국 메사추세츠에 있는 생명공학회사로 18~55세 사이 45명의 건강한 참가자에 대한 공개 라벨, 용량 범위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45명의 피험자는 각 백신의 투여량이 다른 3개 그룹으로 나뉘어 28일 간격으로 총 3회에 걸쳐 백신을 투여받을 예정이다. 투약 후 1년 가까이에 걸쳐 추적 조사가 실시된다. 지원자는 연구 기간 동안 총 11번 대면 방문을 한다. 최대 의약품 임상 등록기관인 NIH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임상 종료 시점은 2021년 6월1일이다.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 백신 후보 물질(Ad5-nCoV) = 중국 백신 개발 전문 기업인 칸시노는 중국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 바이오공학 연구원과 함께 재조합형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타입 5 백터(Ad5)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유발되는 질병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저용량, 중용량 및 고용량의 Ad5-nCoV를 투여할 18~60세 108명의 환자가 모집되고 있다.

전임상 백신 후보

▲화이자사+독일 바이오엔텍(BioNTech) 백신 후보 물질(BNT162) = 두 회사는 mRNA 기반 약물 개발 플랫폼을 사용 공동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키로 합의했다. 두 회사는 2018년에도 mRNA 기반 인플루엔자 백신을 공동 개발했었다. 임상은 내달 중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Inovio Pharmaceuticals) 백신 후보 물질(INO-4800) = 이노비오는 4월에 미국 내 30명의 건강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임상을 시작할 것이며 그 직후 중국과 한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 대표인 재미 한인 과학자 조셉 킴은 지난 2일 미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대책회의(U.S. Coronavirus Task Force)에 참석해 이런 일정을 공유했다고 이노비오는 설명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1월 중국 연구원들이 발표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 서열과 연관된 정보를 건네받은지 3시간 만에 DNA 백신을 설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국제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로부터 최대 900만달러를 지원받아 지금까지 동물을 대상으로 전임상을 하고 있다. 현재 인간 임상을 위한 3000회 분량의 백신을 준비 중이다. 임상 결과는 올 가을쯤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노바백스(Novavax) 백신 후보 물질 = 자체 단백질 재조합 나노기술 플랫폼을 이용해 바이러스 표면 스파이크의 단백질 파생 항원을 만드는 방법으로 복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현재 동물실험 단계에서 이 물질들의 효과를 관찰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수용체로 폐세포 표면에 위치한 단백질인 ACE2 수용체와 결합해 감염에 이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항원보강제 기술은 면역 반응을 강화하기 위해 백신에 사용되는 기술로 백신만 사용했을 때보다 감염에 더 강하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게 한다. 회사 측은 빠르면 5월, 늦으면 6월 중에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독일 큐어백(CureVac) 백신 후보 물질 = 모더나와 마찬가지로 합성 mRNA를 방식으로 항체 단백질 생산을 촉진하는 백신을 개발한다. 몇 달 안에 임상시험 준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2개의 연구센터에서 올 여름에 임상이 시작된다.

▲미국 제네렉스 바이오테크놀로지(Generex Biotechnology) 백신 후보 물질(Ii-Key 펩티드) =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90일 이내에 임상 테스트할 수 있는 백신 후보 물질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사트(Vaxart) 백신 후보 물질(먹는 재조합 백신) = 먹는 백신 개발 전문기업인 에머전트 바이오솔루션(Emergent BioSolutions)과 코로나19에 대한 이 재조합 백신 후보를 개발ㆍ제조키로 합의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후반기에 임상 1상을 예정하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백신 후보 물질(자가 증폭 RNA 백신) = 중국으로부터 유전자 서열을 받은 후 14일 내에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현재는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원들은 올 여름 임상 시작을 목표로 잡고 있다.

▲캐나다 메디카고(Medicago) 백신 후보 물질(식물 기반 백신) =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유전자를 확보한 후 20여일 만에 유사 입자를 제조했다. 바이러스 유사 입자를 제조했다는 것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첫 걸음을 뜻한다. 전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메디카고는 올 7~8월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타키스 바이오텍(Takis Biotech) 백신 후보 물질(DNA 기반 백신) = 어플라이드 DNA 사이언스(Applied DNA Sciences)와 파트너십으로 4개의 DNA 백신 후보를 개발했다. 4월에 발표 될 전임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 측은 올 가을쯤 임상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존슨&존슨+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백신 후보 물질 = 존슨&존슨과 BARDA는 백신 개발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는 협약을 맺었다. 존슨&존슨은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시작했다. 최소 5개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 부위를 지표로 삼아 개발하는 '병행적 접근' 방식으로 더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 중인데, 5가지 지표 중 가장 효과적인 표적을 선정해 백신 후보물질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 백신 후보의 임상은 11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알티뮨(Altimmune) 백신 후보 물질(비강 내 백신) = 인플루엔자 백신인 NasoVAX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해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이 백신은 단일 용량으로 비강내로 전달되는 약물이다. 현재 동물실험이 시작되고 있으며 올 8월 이후 임상이 예정돼 있다.

추가 백신 후보 연구

▲중국 클로버(Clover Biopharmaceuticals)+GSK 백신 후보 물질(S-Trimer 백신) = GSK는 중국의 생명공학회사인 클로버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백신 효능을 높이는 물질인 독점적인 보조제를 제공키로 했다. GSK는 S-Trimer가 빠르게 개발되고 있으며 전임상 연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히트바이오로직스(Heat biologics) 백신 후보 물질(GP96 기반 백신) = 미국 마이애미대 밀러 의대(University of Miami, Miller)와 gp96 열 충격 단백질 백본을 사용, 하나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백신 초안에 추가됐다.

▲호주 글로벌제약사 CSL과 퀸즐랜드대(The University of Queensland) 백신 후보 물질(분자 클램프 백신) = 퀸즈랜드대의 연구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개념 증명'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킨즐랜드대는 전임상 테스트 전에 추가 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노피(Sanofi) 백신 후보 물질 = 사노피는 자사의 글로벌 백신사업 부문인 사노피파스퇴르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사스 백신 개발을 위한 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고한다는 것. 현재는 전임상 단계다.

▲미국 아이바이오(IBio) 백신 후보 물질(식물 기반 백신) = 3월 중국 CC-Pharming과 식물 기반 백신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회사는 백신에 대한 연구를 신속히 진행 중이라고 했지만, 언제 테스트를 받거나 시장에 출시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덴마크 ExpreS2ion Biotechnologies 백신 후보 물질 =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개발 보조금을 유럽연합은 호라이즌(Horizon)-2020 프로젝트로부터 받았다. 현재 임상 1/2a상 시험이 계획되고 있다. 12개월 안에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캐나다 서스 캐처원 대학(University of Saskatchewan)+전염병 조직 국제 백신 센터 (VIDO-InterVac) 백신 후보 물질 = 서스 캐처원 대학과 전염병 조직 국제 백신 센터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며 최근 백신 후보 시험을 가속화하기 위해 1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현재는 전임상 단계.

시애틀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건강 연구소에서 코로나19 실험용 백신을 투여하는 장면. [사진=외신 캡처]
시애틀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건강 연구소에서 코로나19 실험용 백신을 투여하는 장면. [사진=외신 캡처]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