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의약품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에선 항생제와 소화제, 이뇨제 등 일부 품목에서 수급난이 빚어지자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사태는 지난해 말 중국 우한발(發) 확진환자가 발표된 뒤 전 세계로 확산되자 지난달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대유행)이 선언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유럽, 인도 등에선 의약품(원료약 포함) 수출 및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 

◇미국, 항염증제 등 일부 의약품 공급 부족… FDA "美 관련 원료약 공장 15%가 중국에 위치"

미국은 염증치료제, 항고혈압 및 심장질환 약제 등 일부 의약품의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원료의약품 생산을 중국 등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봉쇄령이 풀렸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원료의약품 공장은 예전처럼 가동이 원활하지 않는 상황이다.

미식품의약국(FD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공장의 약 15%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인도와 유럽연합(EU)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인도는 자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산 원료약 부족을 심각히 판단해 해열소염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과 항생제인 에리스로마이신 등 20여개 의약품 주성분의 수출을 당분간 금지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에서 중국산 원료의약품 점유율이 무려 70%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업계 "대부분 재고 쌓여있지만 이뇨제와 심장질환 치료제 등 일부 품목 수급난 계속"

우리나라도 중국산 원료의약품을 40% 가까이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최근 항생제 목시플록사신, 진통제 덱시부프로펜 제제의 일부 품목이 연이어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고, 고혈압과 심장질환에 사용되는 이뇨제와 칼슘길항제의 일부 품목은 현재 품절 상태로, 내달 이후에나 국내 공급이 재개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의약품 수급 대란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세계 제약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의 요즘 상황을 보면 점차 걱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 한 간부는 "국내에선 대부분 재고가 쌓여있지만, 이뇨제와 심장질환 치료제 등의 일부 품목은 수급난이 계속되고 있다"며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세계 제약산업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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