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검진차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박(32ㆍ여)모씨는 신생아 검진 중 아기 심장에서 ‘심잡음’이 들려  소아심장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기능적 심잡음’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장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펌프 역할을 한다. 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 등 4개의 방을 통해 끊임없이 혈액 순환이 이뤄진다. ‘심잡음(heart murmur, 심장 잡음)’은 심장의 각각의 연결부에서 문(門) 역할을 하는 판막이 정상적으로 열리고 닫히면서 나는 소리, 즉 심음(심장소리) 외에 다른 소리를 말한다.

심잡음은 ▲우심방ㆍ좌심방을 나누는 심방중격과 우심실ㆍ좌심실을 나누는 심실중격에 구멍이 있거나(결손) ▲판막이 좁거나(협착) ▲판막이 꽉 닫히지 않아 피가 뒤로 새는(역류) 등의 심장병이 있을 때 들린다. 특히 심잡음은 심장병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 때문에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잡음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정상적인 심장구조에서 나는 ‘기능적 심잡음’과 심장구조에 이상이 있는 선천성 심질환에 의한 ‘병적 심잡음’이다. 정상적인 심장구조에서 나는 심잡음은 대부분 아이가 크면서 소리가 사라진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심장구조 이상에 의한 병적 심잡음은 치료가 필요하다.

기능적 심잡음과 병적 심잡음 모두 일차적으로 청진과 환아 상태를 보고 감별할 수 있지만, 청진으로는 애매한 경우가 있어 소아심장초음파를 통해 확진한다. 최근에는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태아 정밀 심장초음파를 시행해 출생 직후 관리가 필요한 선천성 심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심잡음과 함께 동반되는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상적인 심장구조에서 나는 ‘기능적 심잡음’은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고 정상적인 성장, 발육을 보인다.

그러나 ‘병적 심잡음’은 성장, 발육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보호자들이 이야기하는 대표적 증상으로는 “체중이 잘 안 늘어요”, “먹을 때 땀을 유난히 많이 흘려서 자주 끊어 먹여요”, “다른 아기들보다 숨을 빠르게 쉬는 것 같아요”, “아이가 울 때 입술색이 파래졌어요” 등이 있다.

정상적인 심장구조에서 기능적 심잡음은 나이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출생 후부터 들리는 경우 아기가 아직 어리고 혈관이 충분히 자라지 않아 들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생후 3~6개월까지 들릴 수 있다. 2~3세 때부터 들리는 ‘기능적 심잡음’은 쉽게 표현해 심장으로 피가 들어가고 나가며 통이 울리는 소리다. 6~7세까지 들리는 경우가 많고 열이 나거나 운동을 해 심박수가 빠를 때 유난히 크게 들린다.

병적 심잡음은 선천성 심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흔한 것은 ‘심실중격결손’이다. 심실중격결손은 심장에 있는 4개의 방 중에서 좌우 심실 사이에 있는 벽(중격)에 구멍(결손)이 생긴 것을 뜻한다.

기능적 심잡음은 치료가 필요치 않지만, 병적 심잡음의 경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선천성 심질환인 ‘심실중격결손’의 경우 구멍의 크기가 작다면 자연적으로 닫히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으로 외래에서 아기 상태를 평가하고 심장초음파를 하며 경과관찰한다. 하지만 구멍이 커서 심장에 부담이 많이 생겨 아기에게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이후 증상이 지속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병원에서 심잡음이 들린다고 할 경우 무엇보다 소아심장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신생아에서 심장구조에 이상이 있을 경우 성장, 발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경민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김경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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