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가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백롱민) 내분비대사내과 장학철 교수ㆍ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공동연구팀은 모유 수유가 산모의 췌장에 존재하는 베타세포를 건강하게 만들어 출산 후 당뇨병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문준호 박사(서울대병원)와 김형석 박사(충남대의대)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4월 2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임신성 당뇨병 및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발병은 여성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산모의 10% 이상이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고, 그중 절반 이상은 출산 후 당뇨병으로 연결된다. 또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더 높다.

당뇨병은 통상 심혈관 및 뇌혈관, 신경, 망막 질환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모유 수유는 그동안 산모와 아기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다양한 이로운 효과가 있고 특히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기전에 대해서믐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모유 수유 중인 산모의 뇌하수체는 모유의 생산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을 활발히 분비한다. 프로락틴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한다. 이때 합성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은 베타세포의 증식을 유발해 베타세포의 양을 증가시키고 베타세포 내부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여 산모의 베타세포를 보다 건강한 상태로 만든다. 따라서 모유 수유는 산모의 베타세포를 다양한 대사적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연구팀은 174명의 임신성 당뇨병 산모들을 출산 후 3년 이상 추적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유했던 산모들이 수유를 하지 않았던 산모에 비해 베타세포의 기능이 개선되고 혈당 수치가 20mg/dL 정도 낮아지는 현상을 확인했다.<그림 참조>

KAIST 김하일 교수는 “모유 수유에 의한 베타세포의 기능 향상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당뇨병 발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 교수는 “모유 수유가 지닌 효과는 장기간 지속돼 수유가 끝난 후에라도 장기적으로는 당뇨병을 예방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보건장학회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모유 수유의 당뇨병 예방 기전
모유 수유의 당뇨병 예방 기전
모유 수유의 당뇨병 예방 기전 – PRLR-STAT5-TPH1-HTR2B 축을 통한    베타세포 증식 및 항산화 효과로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향상됨을  알 수 있다
모유 수유의 당뇨병 예방 기전 – PRLR-STAT5-TPH1-HTR2B 축을 통한 베타세포 증식 및 항산화 효과로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향상됨을 알 수 있다
왼쪽부터 장학철 교수, 김하일 교수, 문준호 박사, 김형석 박사
왼쪽부터 장학철 교수, 김하일 교수, 문준호 박사, 김형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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