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과 가족,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원들은 11일 충북 오송 식약처 앞에서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인 루타테라를 신속 허가해달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한국환자단체연합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더 이상 해외 원정치료와 고액 약값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긴급도입의약품으로 지정된 신경내분비종양 최후의 치료제 루타테라를 신속히 시판 허가해달라."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과 가족,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원들은 11일 충북 오송 식약처 앞에서 "지난해 11월 식약처장이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인 루타테라<사진>를 긴급도입의약품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는데,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식약처가 시판 허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이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1회 주사에 최소 2600만원, 1사이클 4회 주사에 최소 1억400만원 이상인 루타테라.

루타테라(상품명: Lutathera, 성분명: Lutetium(177Luㆍ노바티스)는 최초의 방사성의약품으로 종양 부위만 표적해 방사선량을 증가시킬 수 있고 종양 이외의 부위는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기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에 비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진 혁신적인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이다.

루타테라는 프랑스ㆍ미국에서는 1회 주사에 최소 2600만원, 1사이클 4회 주사에 최소 1억400만원 이상의 고액이다.

고액의 약값에다 아직 식약처 허가를 받지못해 대부분 환자들은 1회 주사에 약 800만원, 1사이클 치료 4회 주사에 약 3200만원 하는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는 처지이다.국내에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100여명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바티스는 2018년 1월 26일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양성 위장관 췌장 신경 내분비 종양(GEP-NETs)을 가진 성인 환자를 치료하는 방사성 의약품’으로 루타테라를 승인받았다.

한국노바티스는 식약처에 2019년 11월 수입품목 허가 신청을 하였고,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루타테라는 아직 식약처 시판 허가를 받지 못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2018년부터 루타테라와 유사한 성분의 방사선의약품 ‘루테슘-177 도타테이트’(성분명: lutetium Lu 177 dotatate) 주사를 맞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다.

루타테라가 2018년 1월 26일 미국 FDA 승인을 받자 한국의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과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가 루타테라의 신속한 국내 공급을 한국노바티스와 식약처에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노바티스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지 1년 10개월이 지나도록 식약처에 수입품목 허가 신청을 하지 않자 식약처장은 100여명의 환자들이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는 현실을 고려해 지난해 11월 28일 루타테라를 ‘긴급도입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환자들은 "이때부터 루타테라를 한국희귀ㆍ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구입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문제는 고액의 약값 때문에 극히 일부의 환자들만 한국희귀ㆍ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루타테라를 구입해 치료를 받았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여전히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는데 지난 3월 코로나19로 해외 원정치료도 불가능해지면서 대부분 환자들은 약값이 비싸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환자들은 "한국노바티스는 식약처장이 루타테라를 긴급도입의약품 지정을 검토 중인 지난해 11월 식약처에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과 수입품목 허가 신청을 했다"면서 "식약처장이 루타테라를 긴급도입의약품 지정에 이어 지난해 12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는데도 식약처가 시판 허가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은 "루타테라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지만 고액의 약값 때문에 100여명의 우리나라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루타테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환자 안전사고가 많은 말레이시아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야 하는 참담한 현실을 2년 간이나 방치한 한국노바티스와 식약처의 무책임에 분노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한국희귀ㆍ필수의약품센터장이 3월 17일 공공적 목적에서 예외적으로 건강보험 급여신청까지 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재정 부담과 다국적 제약사 악용 우려 때문에 적극 심사하지 않고 있다"고 루타테라의 시판 허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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