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계가 1분기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실적 쇼크에 빠졌다.

주요 제약사들이 1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 및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4개 상위권 제약사들 가운데 20곳(37%)이 지난 1분기에 코로나19 사태 등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대부분 제약사들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1분기 병ㆍ의원의 대면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고,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환자들의 병ㆍ의원 기피에 각국의 해외 봉쇄 조치로 수출 길도 막히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상위사들도 고전했다.

유한양행과 매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GC녹십자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은 61억원에 달했으나 당기순이익은 4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일동제약은 1분기 10억원의 영업손실에 당기순손실은 12억원에 달했다. JW중외제약은 1분기 영업손실은 4억원, 당기순손실은 27억원 가량에 달했다. 부광약품은 9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에스티팜,우리들제약,서울제약,삼성제약 등 중견제약사들도 줄줄이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우리들제약은 영업손실 8억8000만원, 순손실 11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적자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최근 투자사로 오너가 바뀐 서울제약은 영업손실 31억원, 당기순손실 37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제네릭에 기댄 채 난세를 헤쳐가기가 어려움을 새삼 일깨웠다.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한 삼성제약은 당기순손실이 무려 127억원에 달했다.

인보사 파문에 휩싸인 코오롱생명과학도 영업손실 22억원, 당기순손실 29억원으로 벼랑 끝에 섰다.

한때 영업이익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초우량 메디톡스도 최근 안팎의 사정으로 고전했다. 1분기 영업손실 99억원,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특히 중견제약사들이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에스티팜(영업손실 92억원ㆍ순손실 44억원), 유니온제약(영업손실 27억원ㆍ순손실 28억원), 조아제약(순손실 8억원), 씨티씨바이오(영업손실 18억원ㆍ순손실 15억원), 차바이오텍(영업손실 29억원ㆍ순손실 6억원), 명문제약(영업손실 40억원ㆍ순손실 53억원), 동성제약(영업손실 12억원ㆍ순손실 50억원), 메디포스트(영업손실 1억4000만원),삼천당제약(영업손실 4억원) 등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상위권 제약사들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양행,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동아에스티,보령제약,제일약품,삼일제약,동화약품,동국제약,국제약품,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이치케이이노엔,대화제약,대원제약,신풍제약,안국약품,휴온스,광동제약,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제약사들(바이오기업 포함)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모두 흑자를 냈다.

하나제약,휴온스,이연제약,화일약품,대한약품,휴젤,경동제약,영진약품,삼아제약,한독,한올바이오파마,CMG제약,일성신약,경남제약 등 중견제약사들도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1분기 흑자를 낸 주요 제약사들 가운데 100억원대 이상의 견고한 영업이익을 거둔 상위제약사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초반대나, 한자릿수에 그치는 등 그야말로 ‘면피 실적’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1분기 흑자를 낸 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지난 1분기는 지난해 말의 밀어내기 실적 등으로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했으나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본격화될 2분기는 병원 영업, 수출이 갈수록 위축되면서 실적이 더 암담할 전망”이라며 "이미 내부에선 모든 경비 등을 줄이는 비상경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분기 영업손실ㆍ순손실 기록한 주요 적자 제약사들 [자료 : 각사 분기 보고서]
2020년 1분기 영업손실ㆍ순손실 기록한 주요 적자 제약사들 [자료 : 각사 분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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