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다국적제약사인 사노피(Sanofi)가 5년 전 사들였던 한미약품의 당뇨병신약(에페글레나타이드) 사업을 반환하겠다는 뜻을 지난 15일 한미 측에 통보해왔다. 한미약품은 이날 이같이 밝히면서 두 회사는 계약에 따라 앞으로 120일간 협의 후 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며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이미 받은 계약금 2억유로(약 2643억원)는 돌려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그렇더라도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고 결렬될 경우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했다.

사노피는 지난 2015년 한미약품으로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사들이면서 글로벌 3상 시험을 2021년까지 끝내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이에 따라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노피가 당뇨신약 사업을 포기한 것은 지난해 9월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뒤 회사의 전체 연구개발 계획이 변경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사노피 측은 경영진 교체 후 사업의 기본 방향을 암과 희귀질환, 혈액질환, 심혈관질환에 집중키로 하고 당뇨신약의 생산 라인도 계획에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노피는 지난해 12월,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시험을 마치고 상업화할 최적의 파트너사를 찾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 4월 초 실적 발표때까지도 그랬다.

이랬던 사노피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이는 심각한 국제상도덕 훼손이자 거래상 신의를 저버린 배신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임상 3상이 성공할 경우 한미약품은 받게 될 기술수출 금액 29억유로(약 3조8500억원)를 받지 못하게 됐다. 사노피는 지난해 매출액이 393억달러(약 48조3800억원)에 달하는 프랑스 1위의 다국적제약사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이나 안전성, 시장성 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제2의 새로운 사업파트너를 물색한다면 지속적인 당뇨신약 사업에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미약품은 현재 고혈압치료제, 먹는 항암제, 혈액암치료제 등 분야에서 미국의 대형제약사들에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특히 혈액암치료제 롤론티스는 3상을 마치고 오는 10월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이 이러한 튼튼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노피의 배신을 극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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