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ㆍ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COVID-19) 등 신종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해 백신과 치료제 등 필수의약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공동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원희목)는 지난주 20일 업계의 이사장단 회의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이를 위해 공동출자를 해 가칭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을 설립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출자 금액은 모두 70억원으로 13개 이사장단 회사가 2억원씩 26억원, 34개 이사회사가 1억원씩 34억원 등 모두 60억원을 모금하고 나머지 10억원은 협회 재원에서 충당키로 했다. 이러한 KIMC는 협회 측이 설명하듯 감염병 백신·치료제등을 공동 연구개발하는 국내 최초의 감염병 전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높이 평가된다.

세계에는 연간 매출액 규모가 수백조원에 달하는 선진국들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즐비하다. 이런 마당에 국내제약사들은 연간 매출액이 이제 겨우 1조원을 넘는 회사가 3개사(2019년 기준) 밖에 안된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제약사가 단독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맞서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KIMC는 국내 제약ㆍ바이오업계가 공동으로 이들 세계 회사들과 맞서는 한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임상시험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11일 기준 전 세계에서 치료제 임상시험 건수는 53건에 달하고 백신은 3건이라고 한다. 코로나 발생 두 달 만에 어지간한 글로벌 제약사와 정부ㆍ민간 연구소가 모두 달라붙어 이미 임상에 착수했다는 이야기다. 이것만이 코로나 팬데믹을 퇴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400만명 발생 시 의료비는 900억달러(약112조원)에 달한다는 예측이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그만큼 시장성이 보장된다는 분석이다. 백신 개발에 들어가는 투자비도 만만치 않다. 미국립알러지전염병 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개발에 드는 비용은 1년~1년6개월동안 20억달러(약 2조4700억원)나 된다. 이에 따라 미행정부는 최근 이에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입키로 결정했다.

에이즈치료제로 유명한 미국 길리어드사는 이에 힘입어 이미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던 의약품 ‘렘데시비르’를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 중국에서 현재 1000명의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정부의 대응책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민간 제약사들이 개발한 진단키트 수출에 대한 자랑만 하고 있다. 진단키트로 코로나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는 없다. 앞으로 감염병의 출현 주기는 지금보다 훨씬 짧아질 것이라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이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장차 또 다시 등장할 감염병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공짜 복지에 돈을 마구 뿌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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