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이나 생체리듬(일주기 리듬) 장애에 사용되는 멜라토닌이 만성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총장 이은숙) 암의생명과학과 명승권(사진) 교수(암예방검진센터장ㆍ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오시내 진료 조교수와 함께 2005~2019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멜라토닌의 진통 효능에 대한 30편의 임상시험의 결과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통해 2일 이같이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BMBASE) 및 코크란 라이브러리(Cochrane Library) 등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의 문헌 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멜라토닌과 통증 관련 30편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을 메타분석한 결과, 5편의 임상시험에서 멜라토닌이 위약 대비 만성 통증이 크게 줄어들었고, 4편의 질적 수준이 높은 임상만을 종합한 때에도 효과가 있었다.(표준화된 평균차 : -0.62, 95% 신뢰 구간 : (-1.01, –0.23))

명승권 교수는 "멜라토닌은 주로 불면증 등 수면 관련 장애 치료에 사용된다. 이밖에도 진통 효과에 대해 실험실 연구, 동물연구뿐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및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분석 논문도 발표됐다"며 "그러나 개별 연구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왔고, 기존 메타분석에선 근거 수준이 낮은 개방표지 임상을 포함시켰고, 연구의 질적 수준에 따른 분석도 부족해 근거가 확실히 확립되지 않았다. 이번 메타분석에선 질적 수준이 높다고 알려진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만을 종합한 결과, 급성 통증엔 효과가 없었지만, 만성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멜라토닌은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 통증 조절에 중요한 부위에 존재하는 멜라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항통각 및 항통각과민 효과 외에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통해 염증과 조직 손상을 줄임으로써 만성 통증을 줄이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급성 통증엔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는 수술이나 시술 전 투여하는 멜라토닌이 최대 혈장 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적절한 투여 시간이 정립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급성 통증 관련 대부분의 임상에선 위약군에도 아편성 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투여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은 멜라토닌의 추가적 투여가 별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메타분석엔 전체적으로 30편의 임상시험이 포함됐지만, 만성 통증의 효능에 대한 임상은 5편이었고, 질적 수준이 높은 임상은 4편에 불과했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만성 통증에 대한 진통 효과가 확실히 규명된 것은 아니라 가능성을 확인한 것일 뿐"이라며 "더 많은 임상을 통해 그 효능이 입증돼야 하고, 부작용에 대해 보고한 연구가 많지 않아 안전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5월21일자)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