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등판을 앞둔 초대형 바이오 루키팀 SK바이오팜의 성적을 두고 제약업계는 물론 증권가 관중석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은 대형(대기업) 구단인 SK 출신으로 제약ㆍ바이오 유니폼을 입는다.<공모 일정 하단 표 참조>

구단주격인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15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30년 가까이 쌓아온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의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선수 구성과 체격 조건부터 남다르다. 공모 주식 수는 1957만8310주,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6000∼4만9000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은 1조원에 육박(9593억원)한다. 이는  2017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거포'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8억원 가량) 이후 3년 만에 최대어가 코스피 구장에 나타나는 것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이 최대 3조9000억원으로 초대형급이다. 과거 1조원 이상 체격을 가진 대형 신인이 등장하면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가 우상향 흐름으로 환영했었다.

SK바이오팜의 강타선은 중추신경계(CNS) 위주의 미국 영업망과 저분자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ㆍXCOPRI)와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가 간판 타자다. 증권가 고수 해설자들은 세노바메이트가 갖는 신약 가치를 3조4000억원, 수노시를 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키움증권 허혜민ㆍ김경환 해설사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제약 보고서를 통해 세노바메이트와 수노시의 잠재력에 관한 데이터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세노바메이트를 처방받을 수 있는 부분발작 환자 수를 5000만명(WHO 기준) 전체 뇌전증 환자 중 저중소득국가 50% 제외하고 부분발작 비율을 60%로 잡았다. 여기에 과거 '빔팻(Vimpat)' 출시 당시 빔팻을 처방받은 뇌전증 환자 비율을 적용했다. 약값은 빔팻과 동일한 858달러를 적용해 이같은 가치를 제시했다.

수노시의 가치는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재즈파마슈티컬즈에 대한 컨센서스를 적용하고 로열티는 5%로 추정했다.

SK바이오팜의 실력을 알아보는 관전 포인트는 벨기에 출신 UCB社의 강타자 빔팻과 점유율 다툼이다. UCB는 최근 기대했던 뇌전증 치료제 ‘패드세보닐(Padsevonil)'이 올 3월 임상 2b상에서 실패하며 2022년 빔팻 특허 만료를 앞두고 초조해하고 있다. UCB는 올 상반기에 빔팻의 전신강직간대발작(PGTCs) 적응증 확대 신청으로 만회하려 하고 있다.

반면 SK바이오팜의 간판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기업이 기술 수출 없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 미국 FDA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 개발한 국내 최초의 신약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2001년 기초 연구를 시작으로 약 19년간의 연구 끝에 태어난 탄탄한 체력을 키운 끝에 미국 FDA 무대에서 승인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또 5월14일에는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반환 조건 없는 계약금 1억달러를 받고 향후 시판 허가 등 목표 달성 시 4억3000만달러, 판매가 시작되면 매출 규모에 따른 로열티를 받기로 했으며 아벨 신주 상당량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이 최근 미국서 출시한 세노바메이트는 빔팻과 직접 비교는 아니지만 발작빈도 감소율이 더 높고 복용 편의성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임상 2상 결과를 미국신경과학회(AAN)의 공식 저널인 뉴롤로지(Neurology)에, 임상 3상 중간 결과는 국제뇌전증연맹(ILAE)의 공식 저널인 에필렙시아(Epilepsia)에 각각 실려 명성을 알렸다.

수노시의 활약도 예사롭지 않다.

SK바이오팜이 기술 수출한 수노시는 국내에서 개발한 중추신경계 신약 최초로 FDA 승인을 받고, 파트너사인 재즈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미국 내 출시하는 등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혁신신약 연구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

뇌전증 시장=뇌 신경세포 중 일부가 짧은 시간 동안 발작적으로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킴으로써 나타나는 이상을 발작(seizure) 혹은 뇌전증 발작(spileptic seizure)으로 부른다. 뇌전증 유병율은 1000명당 4~10명이고 매년 10만명당 20~70명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소아기(0~9세)와 노년기(6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며 미국 인구 중 1.2%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의 비유발 발작(unprovoked seizure)이 있으면 약물 치료 시작해야 하며 적절한 항뇌전증약 사용 시 뇌전증 환자 70%에서 발작 조절 가능하다. 약물 치료는 최소 2년 이상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 뇌전증 환자들의 60%는 약물 치료, 20%는 뇌 절제 수술치료, 10% 케톤 식이요법과 뇌심부자극술 등 기타 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에 따르면 미국 내 환자 당 뇌전증 관련 직접비용 연간 약 1만192~4만7862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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