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사메타손’보다 코로나19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항바이러스제 병합요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영국은 지난 17일 24만명분의 덱사메타손을 확보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요법이 발견된 것이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의 공동 연구진은 HIV(에이즈바이러스) 치료제 ‘넬피나비어(nelfinavir)’와 말라리아치료제 ‘아모디아퀸(amodiaquine)’ 병용 치료가 코로나19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네이처’ 19일자(현지시간)에 내놓았다.

연구진은 12개의 인간과 동물 세포주를 선별해 어느 것이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지 판별해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에서 추출된 ‘Vero-E6’를 타깃으로 삼았다. 그런 다음 이 세포들의 배양물을 SARS-CoV-2(코로나19)와 다양한 농도의 136가지 항바이러스 약물에 노출시켰다.

이 약물은 2020년 초 같은 연구진이 설립한 BSAA(광범위 항바이러스제) 데이터베이스에서 선별한 것으로 임상 안전성 시험을 통과했으며 둘 이상의 바이러스 계열에 대해 작용하는 약물이다.

72시간 뒤 연구진은 얼마나 많은 세포가 여전히 살아있는지 계산해 SARS-CoV-2의 세포를 구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6가지 약물을 찾아냈다. 이들 약물은 살리노마이신(salinomycin), 넬피나비어(nelfinavir), 아모디아퀸(amodiaquine), 오바토클락스(obatoclax), 에메틴(emetine), 호모하링토닌(homoharringtonine)이다.

연구진은 이들 약물의 쌍을 조합해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해 어느 것이 가장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확인한 결과, 넬피나비어와 아모디아퀸 조합을 발견했다. 흥미롭게도 이들 약물 중 하나는 숙주 세포를 차폐함으로써 작용하고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 자체를 표적으로 한다.

동일한 원숭이 세포주를 이용한 두 번째 실험에선 노르웨이 트론헤임 소재 세인트 올라브스 대학병원의 의사들과 협력해 회복성 혈장의 효능을 테스트했다. 의사들은 특정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혈청)을 사용해 동일한 감염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치료해 왔다.

전 세계 병원들은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해 이미 회복성 혈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유효성 여부는 아직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모든 항체가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중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원숭이 세포로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 테스트를 개발해 회복기 혈장 시료가 있는 상태에서 세포를 SARS-CoV-2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환자가 더 최근에 코로나19에서 회복했을수록 혈청의 중화 능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진단 후 2개월이 지나면 혈청에 바이러스를 중화시키기에 충분한 항체가 사라졌다.

연구진은 “이것은 질병 진단 후 2개월 뒤에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로부터 혈액을 수집해 혈장(혈청)을 환자에게 수혈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두 번 노출되면 면역계의 기억세포가 중화항체를 다시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부언했다.

또 새로운 발견의 중요한 경고는 실험에 사용된 대상이 인간이 아닌 원숭이의 세포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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