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학계가 유도만능 줄기세포(iPS) 사랑에 푹 빠져 있다.

2006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팀이 iPS 세포의 제작에 성공한지 14년이 지난 현재는 피부와 뼈, 신경, 눈의 각막 등 다양한 조직 세포로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우리가 의료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주간 아사히 무크가 ‘새로운 명의 최신 치료 2020’ 특집으로 iPS 최전선에서 뛰는 의사 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iPS 세포란 무엇인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만능 줄기세포라고 해도 감이 잡히질 않는다.

교토대 iPS 세포 연구소 츠마기 노리유키(妻木範行) 교수는 “수정란과 같은 것으로 수정을 거쳐 장래 태아가 되는 배반포(胚盤胞)라고 하는 단계에 상당하는 세포”라고 설명한다.

배반포는 곧 태아가 귀나 입 등 각 기관을 만들어 성장해간다. iPS 세포는 그것뿐 아니라 다양한 생체 조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만능 세포다. 이것이 iPS 세포의 큰 특징으로 각 세포로 변화시키는 것을 '분화'라 한다. iPS 세포를 사용한 재생의료는 이 분화를 유도하는 것이 기본이다.

츠마기 교수는 "연구를 통해 수정란에서 각 조직되는 구조와 과정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피부나 혈액 등 체세포를 이용해 iPS 세포를 만들면 성장 과정처럼 iPS 세포를 분화시켜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현재는 피부와 뼈, 신경, 심장, 눈의 각막 등 다양한 조직 세포로 분화, 재생 의료에 이용하는 연구가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모든 조직과 장기를 재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또 iPS 세포는 체외에서 인위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교토대학 iPS 세포 연구소는 iPS 세포 뱅크인 ‘재생 의료용 iPS 세포 스톡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혈액에서 만든 iPS 세포를 보관했다가 다양한 임상연구에 미분화 iPS 세포를 제공한다. 현재 척수 손상 등의 재생 의료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교토대 연구팀은 이달 초에 iPS 세포를 이용한 신약개발에서 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브로모크립틴(Bromocriptine)'이 알츠하이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이달 하반기에 투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피부로부터 iPS 세포를 만들고 뇌 신경세포로 변화시켜 질환의 상태를 재현했다. 기존 약 1200종의 약물을 투여해 아밀로이드β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조사한 결과, 브로모크립틴이 생성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임상으로 이어졌다.

게이오대 오카노 히데유키(岡野栄之) 교수도 이 프로젝트를 활용하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이 없으면 우리의 임상연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카노 교수가 추진하는 iPS세포 관련 신경 연구는 세포 손상을 복구해가는 뇌 신경 ‘가소성’(可塑性 plasticity)으로 일종의 뇌 학습 구조다. 

오카노 교수는 “예를 들어 재활을 통해 근력을 회복해 나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신경 세포와 신경 세포를 잇는 시냅스라는 구조가 그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기억 학습이 성립한다”며 “단순히 세포를 이식해 재생시키는 것보다 이식을 통해 가소성을 유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쉽게 말하면 뇌세포가 뇌출혈, 뇌경색으로 인해 혈류 공급 장애로 죽게 되면 재생은 어렵지만 일부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데 손상되지 않은 뇌세포가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기능을 대체하는 뇌 가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길이 없어지면 도로옆에 새로운 길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iPS 세포는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에도 기대되고 있다.

iPS를 활용한 의료에는 iSP를 다양한 세포와 장기로 변화시켜 환자에게 이식하는 재생의료 분야와 질병 상태를 재현한 세포를 만들어 치료약 후보물질을 찾는 치료약 등 2가지가 있다.

2017년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FOP) 치료제 후보 약물 임상시험이 시작돼 현재는 오카노 교수가 근 위축성 측색경화증(ALS 루게릭병) 후보 약물의 연구도 진행 중이다. ALS는 신경의 전달을 근육에 전하는 운동 신경 세포가 사멸해 버리는 병이다.

오카노 교수는 “최적의 후보 약물로 분류한 것은 파킨슨병 치료약인 로피니롤 염산염(Ropinirole hydrochloride)으로 척수까지 약물이 도달해 광범위하게 변성하고 있는 신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내복약”이라며 “완치를 할 수 있지 않지만 질병 악화 속도를 늦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킨슨병의 치료약으로 1996년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며 “ALS는 지금까지 적절한 증상 모델이 없어 연구가 어려웠지만, iPS 세포를 사용해 증상을 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12월부터 20명으로 실시되는 이 임상시험은 세계 최초의 ALS 환자에 대한 iPS 세포 신약 개발의 성공 사례가 될 잠재력을 향후 환자에게 적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와함께 일본 정부에서도 iPS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한 법률 개정도 서두르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10일 혈액법 시행규칙 일부를 개정하는 방안을 온라인에서 열린 약사식품위생심의회 혈액사업부 운영위원회에 보고했다. 전국에서 혈액유래의 iPS 세포를 의약품 등 연구개발에 관한 시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채혈 범위를 구체적으로 ‘의약품, 의료 기기 등 연구 개발에 이용하는 것’으로 규정지었다. 현재 개정안에 대해 이견을 받고 있으며 9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법에선 혈액 유래 iPS 세포를 의약품 등 연구 개발에 관한 시험에 활용하는 등 의료 발전에 공헌하는 채혈을 인정하고 있다.

                             IPS세포를 이용한 재생의료의 예[그림=외신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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