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공모주 열기가 증시를 강타했다. 지난 17~18일 이틀동안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서 기관 뭉칫돈 570조원이 몰려 사상 최대인 83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지난주 23~24일 열린 일반청약에서도 30조9889억원이 몰려 323대1의 사상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SK바이오팜의 전체 공모 주식 수는 1957만8310주로 이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고 60%(1174만6986주)는 기관투자자에, 나머지 20%(391만5662주)는 일반투자자 몫이었다. 1주당 공모가는 4만9000원, 총 공모 가격은 9593억원이었다.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 경쟁률은 지금까지 5000억원 이상 공모한 기업중 최고이고,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증거금은 2014년 12월 제일모직의 30조649억원보다 무려 9240억원 많은 것이다. SK바이오팜 주식 공모에 이처럼 광란이라고 할만큼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신약 2종이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잇따라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 중 뇌전증(간질)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 엑스코프리)는 기존 치료제보다 발작 증세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둘째는 공모 가격이 낮아 오는 7월2일 코스닥 첫 상장 후에는 공모가보다 무려 4.03배나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그만큼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첫 상장 후 SK바이오팜 주식의 공모가기준 시가총액만 3조89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셋째는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 투자의 길마저 막힌 상황에서 저금리와 각종 토지보상금 등으로 풀린 시중 부동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SK바이오팜 주식 공모라는 호재를 만나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업계는 이러한 국내 바이오 업종의 인기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4~5개 바이오기업이 주식 공모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지금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방역체계, 진단키트, 백신과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한국은 세계 의료계로부터 선진국의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력있는 나라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지금이 곧 국내 제약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호기(好機)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업계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정부도 이에 맞춰 바이오업계의 신약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신약개발은 성공 확률 0.1%를 찾아내는 고단한 장기 여행에 비유된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도 뒤따른다. 따라서 정부도 업계의 수많은 실수나 시행착오를 너그럽게 봐주는 포용력도 때로는 보여줘야 한다.

과거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인보사 사태는 임상시료의 세포주가 뒤바뀐 실수가 밝혀져 국내에선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그러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년에 걸친 검증 끝에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재개토록 허용하지 않았는가. 이번 SK바이오팜의 주식 공모 열기가 국내 바이오 업계의 K신약 개발 도전과 희망을 쏘아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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