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5년간(2015~2019년) 45% 이상 급증했으며, 특히 20대 여성이 이 기간 2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이 29일 발표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5년 7268명에서 지난해 1만570명으로 45.4%(연평균 9.9%) 증가했다. <그래프1 참조>

진료비도 1인당 2015년 45만원에서 작년 54만원으로 19.3%(연평균 4.6%) 늘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 1인당 입원진료비는 2015년 285만원에서 지난해 385만원으로 연평균 8.0%, 외래는 이 기간 26만원에서 36만원으로 연평균 8.2%, 약국은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연평균 2.0% 각각 증가했다. <그래프2 참조>

성별론 남성이 2015년 2966명에서 작년 4170명으로 40.6%(연평균 8.9%), 여성이 4302명에서 6400명으로 48.8%(연평균 10.6%) 늘었는데, 진료환자와 연평균 증가율 모두 여성이 높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더 높았으며, 이 중 20대 여성이 2015년 720명에서 작년 1493명으로 2.1배나 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론 작년 20대(2349명ㆍ22.2%)가 가장 많은 데 이어 50대(1690명ㆍ16.0%), 30대(1677명ㆍ15.9%) 순으로 집계됐다. <그래프3 참조>

자료 : 건보공단
자료 : 건보공단

여성은 20대가 1493명(23.3%), 30대(1097명ㆍ17.1%), 50대(988명ㆍ15.4%) 순이었고, 남성도 2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재섭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20대에서 가장 많은 까닭은 사회적으로 젊은이들이 질환의 원인이 될 정도의 심각한 외상적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아동의 경우 증상에 대한 평가가 어렵고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단 기준 이하의 증상을 경험하거나 방치되는 때가 많아 실제보다 진단을 적게 받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전 연령대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은 원인에 대해 박 교수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이나 다른 문화권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현상의 요인 중 일부는 여성이 대인 관계에서의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여성호르몬처럼 생물학적 차이가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질환은 여러 신경전달물질 체계와 불안 및 공포와 연관된 뇌 부위의 이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관련돼 있다. 한 부분의 이상이라기보다는 여러 신경전달물질(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내재성 오피오이드 등)이나 편도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축 등의 다양한 뇌 부위의 이상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치료의 첫 단계로 정서적 조절과 안정을 돕는 ‘안정화’가 중요하다"며 "증상을 일으키는 요인을 찾고 요인별로 대처 방법을 함께 찾아나가는데, 안정화가 잘 이뤄진 다음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있는 때엔 노출치료, 인지처리치료를 포함한 인지행동치료나 정신역동적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EMDR)와 같은 치료를 해볼 수 있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등 다양한 약물들도 치료에 효과가 있다. 증상이 심각하거나, 이런 의학적 치료 못지 않게 마음이 약해 생기는 정신질환이라는 사회적 낙인(stigma)을 없애고 궁극적으론 사회와 재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