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임신부 중 약 2~5%는 임신성 당뇨를 앓고 있다. 그 바탕에는 결혼 평균 연령 상승에 따른 고령 산모의 증가가 있다. 임신성 당뇨는 산모는 물론, 태아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임신 중에는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슐린의 저항성이 높아진다. 이는 혈당 조절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데, 정상 산모는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 촉진을 통해 극복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산모는 혈당이 높아져 임신성 당뇨를 앓게 된다.

임신 중기에 해당하는 24~38주 산전 검사를 통해 진단되며 대부분 증상이 없다. 식이요법을 진행한 후 진전이 없다면 인슐린을 직접 투여해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임신성 당뇨가 위험한 이유는 산모의 혈당 상승이 태아의 혈당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 산모의 추후 제2형 당뇨병 등 각종 합병증 유발은 물론 태아의 신경 발달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1995년부터 15년간 미국 대학병원에서 태어난 30만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임신성 당뇨 산모의 아이는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의 결함을 보이는 아동기 자폐 스펙트럼(Autism spectrum disorder)을 가질 확률이 1.42배 높았다. 이는 자궁 내 혈류의 높은 혈당이 태아의 저산소증, 산화적 스트레스, 염증 등을 유발하여 발생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밖에도 임신성 당뇨로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은 산모의 아이는 주의력이 부족하고 과다행동, 충동성을 보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질 위험이 1.5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의 임신성 당뇨 여부와 혈당 조절이 태아의 신경 발달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후향적 분석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와 달리, 당 조절이 잘되는 경증 임신성 당뇨 산모와 정상 산모 간의 태아 합병증 위험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들도 발표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임신성 당뇨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산전검사와 임신성 당뇨 진단 시 철저한 혈당관리를 통해 전자간증, 양수 과다증 위험을 최소화하고 각종 합병증 예방에 힘써야 한다.<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슬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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