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분야 스타트업인 미국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은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서 검증까지 46일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3~6개월 이상 걸리는 이 과정을 AI로 크게 단축시킨 것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AI 시스템 ‘GENTRL’은 딥러닝을 통해 기존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타깃 물질 6개를 발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딥러닝은 사물 또는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 데 쓰이는 기술을 뜻한다.

이같이 AI를 활용한 신약 연구 대부분은 임상 전 표적 물질 개발에 많이 이용되고 있지만, 최근엔 임상 및 환자 데이터 분석, 약물의 용도 변경, 바이오마커 개발까지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BioINwatch'에 따르면 AI를 활용해 신약개발 연구 사업을 진행 중인 글로벌 기업은 150여개에 이르며, 이들은 주로 신규 후보물질 도출 분야에 AI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신약개발의 가장 큰 난관은 임상 단계로 지적되고 있다. 많은 중소 제약사들이 후보물질을 개발하고도 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ㆍ양도하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AI를 활용한 임상 단계 평가는 임상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임상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베네볼렌트(Benevolent) AI사는 후보물질 선정부터 임상 단계까지 단계별 전문가의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가장 적합한 신약개발 프로세스를 컨설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통해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냄으로써 약물의 표적 치료를 가능토록 하는 플랫폼도 곧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자체 AI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관련 업체와 협약(MOU)을 맺고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캐나다의 Cyclica사가 보유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이용, 후보물질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도 AI 신약개발 전문업체인 스탠다임과 항암신약 개발에 들어갔는데, 이런 상황이 국내 AI 기반의 신약 연구 생태계 활성화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준다.

최근 국내 상장된 SK바이오팜에서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할 수 있는 AI 약물 설계 플랫폼 개발을 완료한 것은 고무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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