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GC녹십자 등 국내제약사들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7일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CT-P59’에 대해 임상 1상 시험을 승인한 것이다. 이어 GC녹십자도 20일부터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될 혈장치료제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함으로써 곧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는 12건, 백신은 2건으로 늘어났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에서 확인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G614)를 무력화하는 뛰어난 중화능력(중화능)을 갖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변종 바이러스에서 10배 이상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항체치료제는 인체에 침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에 대항하는 물질(항체)을 만들어낸 다음 이 가운데 가장 효과가 강력한 항체를 선별해 만든 치료제다. 국내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신약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극내에서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모두 기존에 허가된 의약품의 코로나19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약물재창출에 집중된 것이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항체치료제 개발 회사는 미국의 바이오회사인 ‘제넨텍’과 ‘일라리 릴리’, 캐나다의 바이오회사인 ‘앱셀레라’, 스위스의 제약사 ‘로슈’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이 가운데 한국이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르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주로 중증 코로나 환자에게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다. 혈장(血漿)은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제거하고 남은 액체다. 코로나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투여해 면역력이 생기도록 해 코로나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60대와 70대 중환자 2명에 대해 이 치료 방법을 적용한 결과 완치 효과를 봤다고 한다.

그러나 혈장 치료에 따른 문제는 코로나 완치자의 혈장을 구하는 것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는 코로나 완치자가 1만2178명이 있으나 지금까지 이들 중 875명만이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당국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완치자들이 전원 혈장을 공여한다면 이러한 혈장 확보난은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의 안전성 시험과 2~3상 시험을 끝내고 내년 상반기 중 모두 500만명분의 코로나 치료제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GC녹십자도 일단 임상 성공에 주력한 후 완치자 혈장의 확보에 나서 내년부터 혈장치료제 대량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제약사들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대성공을 거두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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