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發) 통증치료제 ‘리리카(Lyricaㆍ사진) 대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일본에서 연간 매출 1000억엔(약 1조1185억원)이 넘는 리리카 시장을 놓고 오리지널의약품을 판매하는 화이자와 제네릭 메이커가 3년 반의 줄다리기 끝에 특허 무효 심결로 최근(지난 17일) 제네릭이 승인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쟁탈전에 돌입했다.

화이자는 후생노동성 제네릭 승인 발표 당일에 특허 침해로 제네릭 업체를 제소했고 위임형 제네릭(AG) 승인을 받고 시장 방어에 나섰다.

◇오리지널社 화이자, 특허 놓고 3년 반 줄다리기 끝에 패소 = 일본 후생노동성은 리리카의 제네릭 의약품으로 22개사 80개 품목을 승인했다. 리리카 제네릭이 승인된 것은 처음이다.

리리카는 화이자의 일본 최고 주력 제품으로 2010년 6월에 ‘대상 포진 후 신경통’ 적응증으로 허가된 뒤 3차례의 적응증 확대를 거쳐 현재는 ‘신경병증성 통증’과 ‘섬유근육통’의 적응증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2017년 6월엔 캡슐 외에 구강붕해(OD)정을 발매했다. 작년 매출액은 아이큐비아 조사 기준 1015억엔에 달한다.

리리카의 물질 특허는 2017년 10월에 만료됐고 재심사 기간도 2018년 4월에 종료됐다.

16개 제네릭 기업들은 용도 특허 소송 중 = 제네릭 업체들은 작년 8월 승인을 노리고 있었지만, 리리카 특허를 둘러싼 화이자와 제네릭 업체의 분쟁으로 무산됐다. 리리카 용도 특허 기간은 2022년 7월까지지만, 사와이제약(沢井製薬)이 2017년 1월 특허 무효 심판을 특허청에 청구했고 그 후 여러 제네릭 업체가 참가해 16개 제네릭 기업들이 용도 특허를 둘러싸고 화이자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자료=아이큐비아 시장 조사 기준

3년 이상 긴 소송…특허청서 제네릭 기업 손 들어줘=리리카의 용도 특허를 둘러싼 무효 심판 다툼 3년 반만에 일본 특허청은 올해 7월 “특허 명세서에 기재되어있는 약리 시험 결과 등을 봐도 리리카가 염증성 통증과 수술 통증 이외의 통증에 효과가 있는 것을 제네릭 업체가 인식할 수 없다”면서 용도 특허의 일부를 무효라고 심결을 했다. 따라서 무효 심판으로 지연됐던 제네릭 진입의 길을 열려 8월 17일 승인에 이르렀다.

일본 화이자의 하라다 아키히사(原田明久) 사장은 “이번 제네릭 승인은 매우 유감”이라며 제네릭 기업을 상대로 도쿄 지방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어떤 제네릭 업체를 고소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화이자는 리리카가 승인을 취득하고 있는 신경 장애성 통증 및 섬유근육통 적응증에 대한 특허권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라다 사장은 “제네릭 제조 판매 승인은 리리카 특허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제소는 지적 재산권을 강력하게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법적ㆍ약사적 조치”라고 밝혔다.

한편 화이자는 지난해 7월에 설립한 자회사 ‘화이자 UPJ 합동 회사’를 통해 리리카의 위임형 제네릭(AG)의 승인을 받고 제네릭 업체를 견제하고 있다.

일본에서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의 다툼은 2017년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 ‘미카르디스’(Micardis) 이후 처음이다.

리리카 제네릭 승인까지

▲2010년 6월 대상 포진 후 신경통 적응증으로 리리카 캡슐 발매

▲2010년 10월 말초성 신경 병증성 통증 적응증 확대 승인

▲2012년 6월 섬유근육통 적응증 추가 승인

▲2013년 2월 신경 장애성 통증 적응증 확대 승인.

▲2017년 1월 사와이제약이 용도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15개사 동참)

▲2017년 10월 물질 특허 만료

▲2017년 6월 캡슐과 같은 적응증에 ‘리리카 OD 정’ 발매

▲2018년 4월 재심사 기간 종료

▲2020년 7월 특허 무효 심판에서 용도 특허 일부 무효 심결

▲2020년 8월 제네릭 승인(22개사 80개 품목). 화이자도 AG 승인 얻음. 화이자가 여러 제네릭 업체를 특허 침해로 제소

▲2020년 12월 제네릭 약값 산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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