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미국 FDA가 승인한 약물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드름 치료제 ‘원레비’다. 이 약은 거의 40년 만에 새로운 기전을 가진 비 항생제 치료제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원레비를 개발한 카시오페아社 등 이탈리아 제약사 2곳이 FDA 승인 관문을 넘어섰다.
◇블렌렙(Blenrep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GSK)=동종 계열 최초의 인간화 항-BCMA(B세포성숙화항원) 항체 약물 복합체(ADC)로 표준요법에도 불구하고 병이 진행된 재발성 난치성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다. 이전에 4가지 이상 치료를 받았으며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단일클론항체에 불응성인 환자에 사용된다.
유럽에서도 올해 8월에 승인됐으며 일본에선 임상 3상이 실시되고 있다.
◇람피트(Lampit 샤가스병 치료제, 바이엘)=편모충증(Trypanosomiasis)으로도 불리는 샤가병은은 트리파노소마속의 편모가 있는 원생동물로부터 생기는 기생충 감염병으로 임신 중에 특정 곤충의 배설물로 감염되거나 수혈 또는 어머니로부터 아이에게로 전염 될 수 있다. 이 치료제 대상은 체중 2.5kg 이상 0~18세까지 환자다. 알약은 물에 분해되며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
◇올린비크(Olinvyk 마약성 진통제, 트레베나(Trevena))=정맥주사(IV)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하고 대체 치료가 충분하지 않은 중증의 급성 통증 관리 용도로 승인됐다. 올린비크는 2~5분의 신속한 작용 발현을 통해 정맥주사 제형의 마약성 진통제 효능을 전달한다. 또 심각한 합병증이 있는 신장 장애 환자에서 용량 조절이 필요없다.
◇에브리시디(Evrysdi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로슈)=저분자 접합약물로 운동뉴런(SMN) 단백질의 생존을 증가시켜 SMA를 치료하는 기전이다. SMN 단백질은 몸 전체에서 발견되며 건강한 운동뉴런 및 운동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이 약은 2017년 바이오젠의 '스핀라자(Spinraza)'와 작년 노바티스의 ‘졸겐스마(Zolgensma)'에 이은 승인으로 먹는 약물로는 처음이다. 브라질, 중국, 러시아 등에서도 신청을 완료하고 일본에선 주가이 제약이 임상 2ㆍ3상이 실시되고 있다.
◇빌텝소(Viltepso 뒤센형 근이영양증(DMD) 치료제, 일본 NS파마)=일본 닛폰신야쿠(日本新薬)과 일본 국립 정신ㆍ신경 의료 연구 센터가 공동으로 개발한 안티센스 핵산 의약품이다. 구체적 적응증은 엑손53(exon53) 스키핑 유전자변이가 확인된 DMD다. 일본에선 올해 5월에 출시됐다. 현재 승인 후 확인 글로벌 임상 3상이 시행되고 있다.
◇엔스프링(Enspryng 시신경 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제넨텍)=주가이제약이 개발한 항 IL-6 수용체를 재활용한 항체다. 항 아쿠아포린-4(AQP4) 항체 양성을 나타내는 성인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4주 1회 피하 투여로 미국에선 자가 주사에 따른 재택 치료가 가능하다. 일본에선 8월 말에 발매됐고 유럽에서도 출원 중이다.
◇시스타드롭스(Cystadrops 시스틴증 치료제, 이탈리아 레코르다티)=유전질환 시스틴증 환자 각막 내부의 시스틴 결정 축적물을 제거하는 용도의 안과용 점안제다. 임상에서 1일 4회 점안으로 90일 시점에서 평가했을 때 전체 각막층의 각막 내 시스틴 결정 농도가 착수 시점보다 40% 감소시켰다.
◇원레비((Winlevi 여드름 치료제, 이탈리아 카시오페아)=거의 40년 만에 미국에서 비항생제 접근 방식인 새로운 기전의 신 계열 여드름 치료제로 12세 이상의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크림 제형이다.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로 피지 생성과 염증을 증가시키는 안드로겐 호르몬의 영향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이탈리아 카시오페아는 현재 남성형 탈모증(남성ㆍ여성)을 대상으로 원레비 주성분인 클라스코테론(clascoterone)으로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소그로야(Sogroya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 노보 노디스크)=미국에서 성인환자들이 주 1회 피하 주사하는 성장호르몬제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처음이다. 매일 투여해야 하는 기존의 성장호르몬제들에 비해 대체 요법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일본과 유럽에서도 신청 중이며 소아 대상의 임상 3상이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액상 생검(Liquid Biopsy, ‘Guardant360 CDx’와 ‘FoundationOne Liquid CDx’)=혈액 검체를 이용한 암 유전자 패널 검사가 2개의 승인됐다. 종양 조직의 채취가 어려운 환자도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첫째 액체 생검 검사와 차세대 시퀀싱(NGS)를 조합한 미국 가든트헬스(Guardant Health)의 Guardant360 CDx는 고형암 유전자 패널 검사에 사용할 수 있으며 동반자 진단으로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Tagrisso)'의 EGFR 변이 검출에 사용된다.
또 하나의 액체 생검은 미국 파운데이션 메디슨의 고형암 액체 생검 검사 FoundationOne Liquid CDx다. 폐암 치료제인 타그리소와 ‘이레사(Iressa)', ‘타쎄바(Tarceva)'와 BRCA1·BRCA2 변이 전립선 치료제 ‘루브라카(Rubraca)'에 적용할 수 있다. 일본에선 주가이제약이 맡고 있다.
'다잘렉스 3제 요법' 등 적응증 확대
◇도바토(Dovato HIV 치료제, 비브헬스케어)=현재의 항레트로바이러스(ARV) 3제 요법을 대체할 완전요법제(complete regimen)로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 도바토는 ARV 치료 이력이 없고 도바토 개별 성분에 대한 저항력이 없는 성인의 HIV-1 감염 치료를 위한 완전한 요법으로 2019년 4월 FDA로부터 처음 승인을 받았다. 유럽에서도 2개의 적응증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제오민(Xeomin A형 보툴리눔 톡신, 독일 머츠)=뇌성마비를 제외한 상지경직 적응증 대상을 어린이까지 확대했다. 일본에서는 테이진 파마가 올해 6월에 성인 상지경직 치료제로 승인을 취득했다.
◇케심프타(Kesimpta 재발형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노바티스)=항 CD20 항체로 센소레디펜(Sensoready)을 통해 가정에서 월 1회 자가투여할 수 있는 최초의 B세포 치료제다. B세포 치료제는 주로 병원과 주입치료센터에서 제공돼 왔다. 이는 의료비용을 늘리고 환자의 생활방식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일본에서는 다발성 경화증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중이다.
◇다잘렉스+키프롤리스(재발 난치성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얀센ㆍ암젠)=얀센의 항 CD38 항체 다잘렉스(Darzalex)와 암젠의 프로테아좀 억제제 키프롤리스(Kyprolis)에 데사메타손 3제 요법으로 승인을 받았다. 임상에서 다잘렉스 3제 요법은 증상이 진행되었거나 피험자가 사망에 이른 비율이 키프롤리스+덱사메타손 병용요법에 비해 37% 감소해 일차적인 시험목표가 충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