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위암의 경우에도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합병증은 적고 재발률도 차이가 없어 더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사들은 지금까지 진행성 위암의 경우 개복 수술로 해야할지,복강경 수술로 해야할지 고민했으나 앞으로는 이런 고민을 덜게 됐다.

아주대병원을 비롯한 13개 의료기관으로 구성된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KLASS) 연구팀은 2011년부터 10년간에 걸쳐 국소진행성 위암에서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비교 분석한 3상 임상연구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다기관(국내 13개 의료기관)의 많은 위암 전문 외과 의사가 참여해 국소진행성 위암에서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효용성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적 안전성을 입증받아 국내외 위암 수술의 가이드라인에 추가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13개 의료기관과 20명의 외과 의사는 아주대병원(한상욱ㆍ허훈 교수)과 신촌세브란스병원(형우진ㆍ안지영ㆍ김형일 교수), 서울대병원(양한광ㆍ이혁준ㆍ공성호 교수), 화순전남대병원(박영규 교수), 여의도성모병원(김욱 교수), 분당서울대병원(김형호ㆍ박도중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류승완 교수), 동아대병원(김민찬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조규석 교수), 인천성모병원(김진조 교수), 국립암센터(김영우ㆍ류근원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김종원 교수), 이대목동병원(이주호 교수)이다. 이들은 사전 연구를 통해 수술 표준화가 확인된 외과 의사들이다.

위는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 총 4개의 층으로 이뤄졌으며 조기 위암은 점막층에만 있는 종양을, 진행성 위암은 점막하층 밑으로 종양이 뿌리내린 종양을 일컫는다.

KLASS 연구팀은 2011년 11월~ 2015년 4월까지 복강경 수술 492명, 개복 수술 482명 환자를 최종 분석했다. 단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는 포함하지 않았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492명은 복강경 위아전절제술(위의 2/3 절제 후 남은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 D2 림프절 절제술(진행성 위암에서 위를 절제하는 동시에 주위의 림프절까지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 결과 ,수술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인 합병증 발생의 경우 초기 합병증(복강경 수술 vs 개복 수술, 15.7% vs 23.4%)과 후기 합병증(4.7% vs 9.5%) 모두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에 비해 의미있게 낮았다.

특히 후기 합병증에서 수술 후 장폐쇄 비율이 각각 2.0%, 4.4%로 복강경 수술이 크게 낮았다. 수술 후 장이 막히는 장폐쇄가 생기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도 조기 위암 수술 후 사망률과 초기 합병증 등을 통해 복강경 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국소진행성 위암도 복강경 수술이 수술후 합병증을 더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모든 근치적(완전 절제) 위암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보다 더 우수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 수술 후 가장 걱정하게 되는 3년 무재발율의 경우 복강경 수술이 80.3%, 개복 수술이 81.3%로 두 환자군 간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참여한 외과 의사의 경험 등을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수술방법이 환자들의 무재발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술후 재발율은 개복 수술, 복강경 수술 모두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의 연구책임자이며 논문의 책임저자인 한상욱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13개 의료기관의 다수의 외과 의사들이 10년에 걸쳐 위암에서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효용성을 임상적으로 검증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암에서의 복강경 수술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정립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위암은 아직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으로, 위암으로 고생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검증된 안전한 수술방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 4~5개를 내고, 그 구멍으로 내시경, 수술도구 등을 넣어 원하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방법으로 개복이 아닌 구멍을 내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작다. 이에 흉터가 작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빨라 일상으로 복귀가 빠른 등의 여러 장점이 있어 많은 질환에서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8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아주대병원 한상욱(왼쪽),세브란스 형우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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