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의 일반의약품(OTC) 매각은 대세인가? 고육책인가?

최근 다케다가 샤이어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거침없이 내다 팔면서 대형 제약사들의 의약품 구조조정 트렌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일랜드의 샤이어를 78조원(약 650억 달러)로 인수한 다케다는 당초 목표했던 1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각 계획은 이미 넘어섰지만 기호지세로 추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다케다는 OTC 자회사 다케다 컨슈머헬스케어를 매각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케다는 “컨슈머헬스케어 매각은 결코 샤이어 인수에 따른 부채 탕감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컨슈머헬스케어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신중하게 검토를 거듭한 힘든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8월 24일 이전부터 양도설이 나돌았던 OTC 자회사인 다케다 컨슈머헬스케어를 미국 투자 펀드 블랙스톤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대금은 2420억엔으로 내년 3월 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다케다의 크리스토프 웨버 사장은 매각을 발표하면서 재무적인 의도를 부정하고 다케다 컨슈머헬스케어를 성장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했다.

글로벌 빅파마의 의약품 판매는 ‘선택과 집중’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OTC 철수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머크는 2018년 OTC를 포함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을 미국 프록터앤드갬블(P&G)에 매각하고 2019년에는 화이자와 영국 GSK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OTC 사업을 통합했다. 지분 50%를 투자한 GSK는 통합 완료 후 3년 이내에 합작회사를 상장시켜 의료용 의약품과 백신판매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케다도 OTC 사업을 분사시킨 2016년 전후부터 매각 소문이 끊이지 않았었다.

다케다 컨슈머헬스케어의 2020년 3월 매출은 609억엔으로 다케다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로 최근에는 수익 감소가 계속되고 매출 비율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소화 장애 ▲희귀 질환 ▲혈액 제제 ▲암 ▲중추 신경계 질환 등 5대 의료용 의약품에 주력하는 다케다에게 OTC는 핵심 자산이 아니다.

사실 다이이찌산쿄와에 에자이, 시오노기 등 일본에서 의료를 주력으로 하면서 OTC 사업을 전개하는 제약사 대부분은 매출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OTC의 비즈니스는 전문의약품과 전혀 다른 광고와 EC(전자 상거래) 등 의료용과는 다른 투자가 요구된다. 의료용에 비해 매출 규모도 작고 겸업하는 메리트도 크지 않다. 주가이와 아스텔라스 제약은 이미 OTC 사업에서 손을 떼고 다이이치산쿄도 매각 의향이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의료용 의약품 연구 개발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OTC 사업의 포지셔닝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에 OTC로 활로를 뚫는 기업도 있다.

다이쇼제약 홀딩스(大正製薬 HD)는 2019년 미국 BMS 프랑스 OTC 자회사인 UPSA을 1800억엔에 인수했고 같은 해 자본 업무 제휴를 맺고 있던 베트남 하우지앙 제약(Hau Giang Pharmaceutical)의 주식을 사들여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 회사는 M&A를 통해 OTC의 해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다이쇼는 주력 폼목인 항균제 ‘크래리스’(Clarith)와 ‘조신’(Zosyn)의 특허 만료로 의약품 매출이 2015년 3 분기~2020년 1분기까지 5년간 40%가 감소했다.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OTC의 비율은 5년간 15%포인트 상승해 2020년 3분기 76.3 %에 달했다. 이 회사는 2018년 토야마화학공업(富山化学工業 현 후지필름 토야마화학) 지분을 후지 필름에 팔고 OTC에 주력하고 있다.

히사미츠제약(久光製薬)은 주력인 소염 진통제 ‘모러스테이프’가 제네릭과의 경쟁으로 매출이 떨어지자 2017년부터 시작된 중기 경영 계획의 최종연도인 2021년에 OTC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습포약 ‘살롱패스’를 중심으로 OTC 판매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주요제약사 OTC 매출 비율[자료=日앤써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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