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예방접종(NIP)용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일부 상온 노출과 관련해 조달 물량 백신 접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NIP 중단 이전에 105명이 접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아직까지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25일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정부 조달 계약 독감백신 유통 과정의 조사에 대한 진행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질병관리청, 식약처, 지방자치단체 합동 현장조사단은 지난 23일 독감백신 조달 계약 업체(신성약품)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해당 업체 백신의 입ㆍ출고, 보관, 납품 과정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정부 조달 계약 업체를 통해 21일까지 공급된 백신 물량은 1259만명분 중 578만명분(46%)이며, 전국 256개 보건소와 1만8101개 의료기관에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은 제조사에서 계약 조달 업체로 공급됐고, 배송업체의 냉장 차량을 통해 각 의료기관과 보건소로 배송됐다.    

이와 연관돼 합동 현장조사단은 이 업체에 대한 백신의 입・출고, 보관, 납품 과정 중 '콜드 체인(cold chain)'이 유지됐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콜드 체인은 제품을 통상 섭씨 2∼8℃로 유지해 배송하는 저온 유통 방식을 뜻한다.

합동 현장조사단은 이를 통해 조달 계약 업체의 백신 보관 냉장 창고는 기준 온도 4~6℃를 유지하고 있고, 배송에 사용된 냉장 차량엔 자동온도기록장치가 부착돼 있음을 확인했고, 현재 배송 차량의 자동온도 기록지, 운송 소요시간, 운송 과정 등 콜드체인 관련 자료를 확보, 분석 중이다. 유통 품질관리 기준 준수 여부도 확인 중이다.

백신 배송 과정에 대한 신고 내용은 일부 지역에서 1톤 냉장 트럭으로 백신을 소분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일정 시간 도로 등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제기돼 세부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또 식약처는 유통 과정 중 기준 온도가 유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백신에 대해 질병관리청의 의뢰를 받아 품질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백신의 효력을 확인하기 위한 항원단백질 함량시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발열반응 시험 등 백신의 품질 확인에 필요한 항목에 대해 검사 중이며, 검사 기간은 약 2주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1차로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백신(5개 지역, 5개 로트, 750도즈)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며, 냉장 유통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온 노출이 추정되는 제품을 2차로 확대, 검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이번 유통 과정 중 운송ㆍ온도 기록 등 콜드 체인 관련 자료를 분석, 백신의 상온 노출 때 품질 유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안정성 평가도 시행할 방침이다.

안정성 평가를 위한 실험 방법은 의약품 유통업체에서 출발해 의료기관(보건소 포함)에 도착하는 데 걸린 최장 시간과 운송 중 관리 기준을 가장 크게 벗어난 조건 등을 감안해 설계된다.

질병관리청과 식약처는 문제가 제기된 유통 과정과 백신의 품질에 관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 상온 노출 환경 및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독감백신이 밀봉된 상태로 공급되는 특성상 품질 변화 가능성은 낮지만, 상온에 노출될 때엔 백신의 효과가 떨어졌는지에 대한 검사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NIP 사업을 일시 중단과 함께 정부 조달 물량의 로트(Lot) 번호를 모두 파악,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해당 백신을 사용하지 않도록 22일 안내한 바 있다. 로트는 1회에 생산되는 특성 수(덩어리)의 제품 단위를 가리킨다. 독감백신은 제조사별로 다르지만, 1로트당 14만 또는 15만도즈 정도다. 

질병관리청은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구매한 물량과 정부 조달 물량을 분리, 적정 온도 유지 등을 하도록 했고,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해당 백신 로트 번호 입력을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이를 위해 정부 조달 계약 백신은 별도의 안내가 있기 전까지는 사용치 않도록 보건소와 의료기관이 예방접종 전에 해당 로트 번호를 반드시 확인토록 안내했다.

NIP 재개와 관련해 질병관리청은 정부 조달 백신의 유통 과정과 품질 검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예방접종 및 백신 전문가 자문,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백신 품질 판단과 접종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22일부터 일시 중단됐던 NIP 사업을 백신 공급 체계가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만12세 이하 어린이(2회 접종 대상자 포함) 및 임신부에 대해선 25일 오후부터 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다.

만12세 이하 어린이(2회 접종 대상자 포함) 및 임신부 대상 국가 무료 접종은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구매한 백신(유료 접종 백신과 동일)으로 접종하고, 백신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부 조달 물량 사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질병관리청은 밝혔다. <표 참조>

자료 : 질병관리청ㆍ식약처
자료 : 질병관리청ㆍ식약처

접종 대상이 되는 만12세 이하 어린이 및 임신부는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예방접종 도우미 누리집' 또는 예방접종도우미 이동통신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사전에 병ㆍ의원 예약 후 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29일부터는 추석 연휴 기간에 운영하는 의료기관도 조회해볼 수 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백신 조사 및 품질 검사를 마치고 신속ㆍ투명하게 진행 상황을 국민과 의료기관에 알려 NIP 사업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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