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뇌전증(간질)치료제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이트)가 일본에 기술 수출된다고 한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일본의 오노약품공업과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고 계약금으로 50억엔(약 545억원)을 받은 다음 이후 개발 단계별로 총 481억엔(약 5243억원)의 기술료를, 시판 후에는 상당률에 따른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에 성공해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을 마치고 지난해 11월 미국 FDA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성인 대상의 부분발작증세 치료제다. 1~2종의 발작증 치료제를 사용하고도 잘 고쳐지지 않는 뇌전증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현재 중국과 일본에서도 대규모 3상 시험 중이다.

이런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지난 2001년 개발에 착수해 국내 제약계에선 처음으로 해외 파트너십이나 허가없이 독자적으로 미국 FDA의 사용 승인을 받아 세계 제약계의 주목을 끌었다. 따라서 이번 일본 수출 길을 열게 된 것은 한국제약기술의 명성을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끌어올린 쾌거로 평가할 수 있다.

뇌전증 치료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현재 7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미국의 신규 뇌전증 진단 건수가 2만명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SK바이오팜은 기존 치료제를 복용 후에도 잘 낫지 않는 뇌전증 환자를 주대상으로 해도 내년에는 세계 시장의 8%, 2028년에는 30%의 시장을 점유해 엑스코프리 단일 품목으로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대한뇌전증학회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약 36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 중 약 28%인 10만명 정도가 기존 약물을 사용하고서도 뇌전증 증세가 부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학회 측은 현재 약물로 치료가 어려운 약 4000명에 달하는 중증 뇌전증 환자에 대해선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선 뇌자도(MEG) 장비와 함께 로봇수술시스템장비(SEEG), 레이저열치료장비(내시경수술장비)의 도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아직도 국내엔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뇌전증 환자 수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장비 도입엔 50억~100억원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말로만 의료선진국이라고 할 게 아니라 이러한 장비 도입을 위해 예산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엉뚱한 데다 돈만 뿌릴 일이 아니다. 그래야 뇌전증 치료 분야에서 선진국의 꿈을 이루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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