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탄탄대로를 걷던 전통의 중견제약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쇼크'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일부 최상위사들은 '어닝 서프라이스'도 기대돼 코로나19가 제약사들 간 극명한 실적 희비를 갈랐다. 올들어 금융감독원에 코로나19로 지난해 실적 타격을 입었다고 보고한 제약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중견제약사인 영진약품은 지난해 매출 2084억원을 기록했으나 실적은 ‘심각’으로 보고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5.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97%가 급감하고 순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병의원의  내원 환자 감소여파로 항상제 등의 매출이 줄고 원료수출이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 30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대원제약은 전년보다 외형은 소폭 감소,영업이익은 30%이상 줄었다. 역시 코로나19로 병의원의 내원 환자가 줄어들고 연구개발(R&D)비용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잘나가던 삼진제약도 최근 수년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년보다 외형은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5% 급감, '실적 쇼크'에 빠졌다.

역성장에 영업이익 폭감… 일부 제약사는 '심각' 보고

지난해 부광약품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1% 폭감했다. 제자리 매출에 종속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신신제약은 지난해 전년보다 매출은 소폭(-1.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1% 폭감했다. 코로나19 여파에다 세종 신공장 운영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67년 된 일성신약은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매출 감소(16%↓)에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났다.

우량 중소사인 삼천당제약도 코로나19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1668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역성장에다 영업이익이 무려 77%나 줄었다. 병의원의 내원 환자 감소로 의약품 매출이 줄면서 타격을 입었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최상위사들도 코로나19 쇼크로 흔들린 한해였다.

동아에스티는 코로나19 여파로 박카스 등의 해외수출에 차질이 생기고 병의원 내원환자가 줄면서 외형과 수익에서 부진했다.

매출 1조원을 넘긴 한미약품도 매출, 영업이익도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종속사들이 타격을 받은 이유가 컸다.

코로나19가 살린 국제약품, 마스크로 만년적자서 기사회생

반면에 코로나19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은 중견 제약사들도 있다.

마스크제작 공장을 갖고 있는 국제약품은 코로나19에 '힘입어' 지난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기사회생했다. 마스크 호황에 전년보다 매출은 17%,영업이익은 8.4% 각각 늘면서 부진의 늪에서 가까스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삼일제약은 코로나19 위기 속 원가율을 개선하는 피땀어린 노력으로 영업이익(65억원)이 전년대비 36%나 늘어났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전통 최상위 일부 제약사들의 경우 코로나19를 뚫고 ‘어닝 서프라이스'가 기대된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이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전통 빅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1조4800억원의 매출로 전통제약사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6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근당 이어 유한양행ㆍGC녹십자도 '어닝 서프라이스' 기대… 동국제약, 코로나 속 폭풍질주 

GC녹십자는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제약판을 뒤흔들고 있다. 독감백신 등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적을 과시할 태세이다. 북미혈액제제 사업이 코로나19로 한때 난관에 빠져 경영이 흔들리기도 했으나, 이 사업이 매각되면서 새 도약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2019년 1조3697억원 매출에 당기순이익 적자(연결기준)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세자리 숫자가 기대되고 있다.

8일 실적 보고한 종근당은 2019년 매출 1조원을 갓 넘겼으나 지난해 1조3030억원 가량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했다. 

중견제약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제약사는 동국제약이다. 상위권 제약사 진입을 노리는 이 회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폭풍질주했다.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인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의약품, 코스메슈티컬,수출 등 절묘한 포트폴리오로 '불황 속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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