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로 적자를 기록한 대부분 제약사들이 배당을 하지 않은 가운데, 일부 적자 제약사들이 거액의 배당을 실시해 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제약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 1억2000여만원을 기록한 삼아제약은 1주당 300원씩, 18억원 현금 배당을 책정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101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실적 부진에도 전년과 같은 규모로 현금배당을 결정한 것이다.

이 회사는 허준ㆍ허미애 남매 대표이사, 아버지인 허억 회장 등 4명의 특수관계인이 65.58%의 주식을 갖고 있다.

지분 44.36%를 가진 허준(50) 대표가 7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챙기는 등 오너 일가가 18억원 중 12억원을 가져가게 됐다.

삼아제약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도 전년보다 25% 가량 쪼그라들었다. 수익성도 크게 뒷걸음질 쳐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62.2%, 순이익은 99%나 줄어들었다. 현금성 자산은 177억원(지난해 3분기 기준)을 갖고 있는 70년 다 된 알짜기업이기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적자 속에도 거액의 배당금을 챙겨 업계에서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중소제약사 일성신약은 올해 1주당 750원씩, 11억5000여만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윤석근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분 8.44%를 가진 최대주주이다. 12명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오너일가 지분은 31.89%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8억원 가량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12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순이익은 28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대비 58%나 감소했다.

중견제약사 안국약품은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 증가로 순이익이 21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코로나19로 장사가 기대에 못미쳤지만 1주당 250원씩, 25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등을 기록한 부광약품, 서울제약, 대화제약, 신신제약, 경남제약, 조아제약, 삼천당제약, 명문제약, 동성제약, 차바이오텍, 진원생명과학, 씨티씨바이오 등 대부분 적자 제약사들은 올해 배당을 하지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실적이 나빠도 그간 쌓아놓은 충당금에서 지급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에 여유가 있더라도 적자를 기록한 제약사들의 오너일가가 거액의 현금 배당을 챙겨가는 것은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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