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엔 은퇴란 없다.'

재계를 통틀어 샐러리맨의 '살아있는 전설' 일동홀딩스 이정치(사진ㆍ80) 회장이 현역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져 거취가 주목된다.

지난 1967년 일동제약 평사원(연구원)으로 입사한지 54년 만에 '무거운 직책'을 내려놓을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최규환 일동제약 이사를 윤웅섭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혀 이 회장의 사내 이사 퇴임을 예고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일동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인 그는 최근 물러날 뜻을 밝혔다.

오너 윤웅섭 사장에게 더이상 부담을 줄 수 없어 올해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이 회장에게 "대표이사로 더 있어달라"고 간곡히 요구하고 있지만,이 회장의 사퇴의사가 워낙 강하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회사는 주총을 앞두고 사내이사 후보에 이 회장 대신 최규환 이사를 선임했다. 이 회장의 거취는 주총에 앞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내이사 등 경영 전면에서  한발 물러난다 해도 여전히 그는 '일동맨'으로 남을 전망이다. 당분간 상근 회장으로 근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원형 회장(84)의 인생 '동반자'인데다, 아직 건강하고 각종 자문 등에 '어른' 역할을 할 수 있는 '효용가치'가 여전하다는 게 내부 인사의 전언이다.

이 회장은 50년동안 다녀 '샐러리맨 신화'로 유명한 이금기 회장보다 더 재직근무가 길어 일동맹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이 회장은 제약계에서 유한양행 연만희 고문,이금기 前 일동제약 회장(현 일동후디스 회장)과 함께 샐러리맨 '레저드 3'로 꼽힌다. 이들 중 이 회장이 막내다.

2003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고,이후 전문경영인으로 5연임에 성공하면서 18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13년부터는 한국광고주협회 회장으로 왕성한 대외 활동조 하고 있다.

70년이 넘는 일동제약의 굴곡사에서 이 회장은 발자취는 이 회사의 살아있는 역사이자,반려자다. 

회사가 여러 위기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1998년 외환위기 부도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해 회사 재기를 돕는데 일조했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뿌리를 내리는데도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년전 계열사 일동후디스가 분리될때 이 회장은 이금기 회장 측과 막후에서 협상을 주도해 원만히 타결한 주역으로 손꼽힌다.

80세의 고령에 오너가 아닌, 샐러리맨 출신 대표이사 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뛰는 모습은 재계에서도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

대부분 제약사들의 전문경영인들이 60세가 되면 옷을 벗는 게 관행이다. 이때문에 일동제약의 '80세 샐러리맨 신화' 창출은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일동제약 그룹에서 이 전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업계의 주목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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