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얀센 백신까지 피를 굳게하는 혈전증 발생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두고 혼란 속에 조심스럽게 다른 나라의 접종을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보건당국은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발생한 얀센 백신 재개 여부를 오는 23일(현지시간) 결정할 방침이다. 미국 내부에서도 사용 재개를 두고 시끄럽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증 발생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다.

얀센 백신 일시 접종 중지 권고=미국 의약품 규제 당국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여성 6명이 혈전이 발병함에 따라 사용을 일시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14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백신의 사용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얀센은 유럽에 대한 백신 공급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혈전 생성 유발 보고가 속출하며 접종 대상을 제한하거나 아예 중단하는 조치가 이어져 백신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영국 보건 당국은 30세 미만에게는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 이외 다른 회사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 접종 후 매우 드물게 혈전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혈전은 뇌정맥동혈전증(CVST) 유형의 혈전도 포함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다. 미국 CDC는 얀센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한 사례에 대해 분석하고 FDA도 검토에 들어갔다. 두 기관은 유럽 당국과 마찬가지로 “혈전증은 매우 희소하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EMA)는 백신 부작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4월 4일 현재 뇌의 정맥에 혈전이있는 CVST 보고가 169건, 복부 정맥 혈전이 있는 내장 정맥 혈전증(SVT)이 55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 동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과 유럽 경제 지역에서 총 3400만회 접종됐다. EMA는 접수된 신고 중 62명 CVST와 24명의 SVT 환자 중 18명이 사망했고 대부분 1차 접종 후 2주 이내에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독일 예방 접종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16일 이내에 20~59세의 여성 29명에서 CVST가 보고되었고 이는 같은 기간에 예상되는 CVST 발생의 20배라고 말했다. 독일 보건당국은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CVST는 1~1.4건으로 예상했다.

국내선 국민 60%가 "접종해야"=백신이 목마른 국내에선 접종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다. 19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TBS 의뢰로 지난 16일~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혈전 논란 속 접종 의향을 물은 결과 59.3%가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했다. ‘백신 접종을 미루겠다’는 19.3%,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16.2%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4월 8일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감시 위해평가 위원회(PRAC)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과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흔치 않은 혈액 응고와 잠재적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혈소판감소가 동반된 흔치 않은 혈액 응고 보고 사례 대부분은 60세 미만 여성에서 백신 접종 후 2주 이내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혈전증, 여성ㆍ30세 미만에서 많이 발병=얀센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이 발생한 것은 18~48세 여성이 많다. 증상은 접종 6~13일 후에 발생했다. 이 백신은 4월 12일까지 미국에서 총 680만회 이상 접종되었다.

유럽에서 보고된 증례도 대부분 60세 이하의 여성에서 발생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한 사람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이에 대해 얀센은 각국 규제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보고된 혈전과 백신 사이에 명확한 인과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극히 드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 이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DC는 의료 종사자가 잠재적 부작용을 인식하고 적절한 관리를 계획할 수 있도록 얀센 백신 사용을 대비해 일시 중지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영국의 의약품 및 의료 제품 규제청은 19건의 사망 사례(여성 13명, 남성 6명)를 포함한 79건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30세 미만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이외의 백신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사망자 중 11건은 50세 이하, 3건은 30세 이하였다.

혈전증 표준 치료법은 위험=미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얀센 백신 접종 후 발생한 혈전은 매우 드문 증상이며 그 치료는 혈전증의 표준 치료법과는 다르다. 당국은 “일반적으로 혈전의 치료는 헤파린이라는 항응고제가 사용되지만 이 상황에서 헤파린을 투여하는 것은 위험하고 다른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발생한 혈전증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독일의 의사와 연구자들은 고농도의 헤파린, Fc 수용체 차단 항체, 면역 글로불린의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규제 당국의 판단 근거는 EMA가 3월 18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있다. 일반적으로 50세 미만 사람에 CVST 발생 빈도는 14일에 1.35 건으로 예상되는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접종 한 사람은 12건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윈튼 센터의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젊은층은 아스트라제네카 이외의 백신을 접종하고 노년층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이 센터에 따르면 백신 접종에 의한 혈전증 위험은 고령자는 낮은 반면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중환자실 입원을 감소시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위험 대비 혜택 비율이 높다고 했다. 이 센터는 50~59세에서 백신 관련 피해는 10만명 당 0.4 명이지만 10만명 당 95.6명이 중환자실에 입원을 피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여전히 ​​위험 대비 혜택이 크다며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비정상적 혈전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첨부 문서에 기재하고 실제 접종에 대해서는 각국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혈전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백신이 드물게 특수 항체의 발생을 유발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현재는 연령이나 성별 등 위험 인자는 특정되지 않고 있다.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대학 연구진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된 논문에서 백신 접종 후 일어날 혈소판 감소를 수반하는 혈전을 ‘백신 유래 면역성 혈전성 혈소판 감소증’이라고 한 뒤 백신을 접종한 후 만들어진 항체가 발병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노르웨이 연구 그룹도 역시 NEJM에 게재된 논문에서 비슷한 결론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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