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이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에 9억 달러를 투자한다.

20일(현지시간) 양사는 버텍스가 관련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고 치료법이 시장에 출시되면 더 많은 이익을 얻도록 계약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향후 판매에서 발생하는 개발 비용과 수익의 60%를 버텍스가 가져간다. 크리스퍼의 몫은 나머지 40%다. 또한 크리스퍼에게 9억 달러의 선불금을 제공하며, ‘CTX001’로 알려진 이상혈색소증 치료제가 승인되면 2억 달러를 더 얹어준다.

유전자 편집(genome editing) 기술에 특장을 지닌 양사는 겸상적혈구빈혈(Sickle-cell anaemia)과 베타지중해성빈혈(β-thalassaemia) 혈액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공동개발해 왔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라는 회사명에서도 사용되는 크리스퍼는 DNA에 존재하는 18~40개로 구성된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해 DNA 두 가닥을 절단하는 유전자가위(engineered nuclease)로 동식물 유전자의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 DNA로 교체하는 편집기술이다. 지난해 노벨상을 수상했다.

양사가 개발 중인 CTX-001은 한 연구에서 7명의 베타지중해성 빈혈 환자는 CTX001을 투여받은 후 수개월 동안 더 이상 수혈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 또 CTX001로 치료받은 3명의 겸상적혈구 빈혈환자는 혈관 폐쇄성 위기로 알려진 질병의 흔하고 고통스러운 증상을 경험하지 않고 몇 달을 보냈다. 이들 질환을 이상혈색소증이라 부르는데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 구조에 이상이 있는 유전병이다.

양사는 ‘CRSP-CAS9’라는 기술로 환자의 줄기세포를 채취, 헤모글로빈 수치를 증가시키는 유전자 편집을 하고 다시 주입하는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버텍스의 회장 제프리 레이덴은 성명에서 “CTX001는 상당한 상업적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 회사의 다양한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이러한 기회를 더욱 강화할 수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투자전문사 베어드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스커니는 “향후 10%의 추가 이익에 대해 9억 달러를 지불한 것은 버텍스가 CTX001을 90억 달러 이상의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매우 높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출시된 몇 안되는 유전자 치료제의 판매 실적은 엇갈린다. 노바티스가 판매한 ‘졸겐스마’(Zolgensma)는 지난해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의 ‘럭스터나’(Luxturna)와 블루버드 바이오(Blubird Bio)가 개발한 ‘진테글로’(Zynteglo)의 실적은 신통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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