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의 최대주주 조의환(80) 회장이 26일 두 아들인 조규석(50) 전무와 조규형(46) 상무에게 자신이 보유한 보통주 25만주씩 총 50만주를 증여하면서 경영권 승계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조 회장은 이번 증여로 보유주식은 83만9322주(지분 6.03%)로 줄었다. 조의환 회장과 두 아들의 지분은 12.85%에 달해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다.
삼진제약의 또다른 창업자인 최승주(80) 회장은 최지현(47) 전무, 최지선(44) 상무 등 두딸을 포함해 137만5000여주(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은 공동창업주로 두 회장 자녀들에게 지분 증여를 통한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양측은 자녀 2명씩 미등기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고만고만한 지분으로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지금 창업자 자녀들의 공동경영은 순탄해 보인다.
하지만 올들어 삼진제약에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남았다.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겼다. 일단 경영 일선을 물러난 셈이다.
업계에선 요즘 삼진제약 창업자의 유고 시 자녀들의 공동 경영이 지속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조규석 전무가 경영관리,조규형 상무가 기획을 맡고 있다. 최지현 전무는 마케팅, 최지선 상무는 홍보 등을 맡고 있다. 내부에서는 돈 줄과 정보를 쥔 조 회장의 자녀들이 일단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창업자가 건재하는 한 2세들의 주도권 싸움은 금기시되고 있다.
조 회장과 최 회장은 80대로 접어들었다. 안팎에서는 창업자들이 2세들의 공동 경영이 지속될 수 있는 '묘안'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초 하나제약이 삼진제약의 대주주로 혜성처럼 등장한 것은 특기할 일이다. 하나제약 조경일 회장 등 오너일가 5명이 이 회사의 5.01%의 지분을 보유한 것이다. 하나제약은 "투자목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경일 회장과 조 회장ㆍ최 회장의 오랜 친분으로 미루어 2세들의 공동경영권 분쟁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보고 있다. 하나제약의 삼진제약 대주주 등극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우려해 삼진제약의 '동의'없이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상식이며,이는 삼진제약 2세들의 '공동 경영 안전판' 역할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진제약은 경영승계 얘기만 나오면 "아니다" "시기상조"라고 펄쩍 뛰고 있다.
일각에선 삼진제약 두 창업자는 2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지분 보유, 업무 배치 등에서 치밀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