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소프레신(vasopressin)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코펩틴’(copeptin)이 조현병 재발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니퍼 퀴스터(Jennifer Küster) 스위스 바젤 대학병원 정신과 연구원은 지난 달 열린 2021년 국제조현병연구학회(SIRS)에서 혈중 코펩틴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에 비해 조현병 재발 경험 가능성이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퀴스터는 “코펩틴이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에서 재발을 예측하는 데 유망한 바이오 마커가 될 수있다”고 밝히면서 “환자가 입원할 때 코펩틴 수치를 측정하면 환자 치료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병 환자의 2/3는 한 번 이상 재발을 경험하며 이는 만성적 재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조현병 재발은 인지력 저하 및 치료 반응 감소와 관련이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이전 연구에서는 염증, 카테콜아민(Catecholamines), 옥시토신 (oxytocin), 코르티솔(cortisol)과 같은 수치를 통해 예측했지만 신뢰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는 아니었다. 

퀴스터는 “조현병 재발은 심리적 스트레스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바소프레신은 스트레스의 지표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는 나트륨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 및 뇌 기능에 관여하여 급성 조현병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만 바소프레신은 분석이 힘들고 측정값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진은 바소프레신보다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인 코펩틴에 관심을 돌렸다. 코펩틴은 신체 질환 결과를 예측과 심리적 고통 증가 등으로 이전 연구에서도 활용되었다.

연구진은 조현병 재발 예측의 코펩틴 유용성을 측정하기 위해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 또는 정서 장애로 진단된 급성 조현병 에피소드가 있는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탐색적, 단일 센터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은 기준선 특성을 수집하고 공복 혈청 코펩틴 수준을 측정하고 검증된 다양한 평가 척도를 사용하여 질병 중증도를 측정했다.

분석 가능한 69명 환자 중 30명은 1년 추적 조사 결과 조현병 재발을 경험했다. 재발의 기준은 급성 조현병 재발로 인한 입원으로 정의됐다. 정신병적 재발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간의 인구 통계학적 특성에는 차이가 없었다. 양성 및 음성증후군 척도(PANSS), 자가 설문 형식의 ‘벡 우울척도 검사’(BDI) 등 정신 병리학적 차이도 없었다.

퀴스터는 기준선에서 혈장 코펩틴 또는 코르티솔 수치 측면에서 정신병적 재발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간에 전반적인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가 본 유일한 차이점은 진단”이라면서 “조현병 재발 환자는 동반 약물 남용 가능성이 43%대 15%로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 환자만 초점을 맞추었을 때 그 결과는 더욱 두드러졌다. 코펩틴 수치가 높거나 낮은 환자의 정신병적 재발에 대한 위험비(HR)는 3.2였다(P=0.028).

퀴스터는 “또 다른 위험 요소인 성별, 나이, 질병 기간, 입원 이유, 정신 병리학, 약물, 동반 질환 및 코르티솔 수치 중 어느 것도 재발과 관련이 없다”면서 "재발과 연관된 유일한 요인은 대마초를 통한 약물 남용이었지만 코펩틴과 재발의 연관성은 이 요인을 고려해도 여전히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코펩틴 수치가 초 고위험군의 환자가 첫 번째 에피소드 정신병으로 전환 될 것인지를 식별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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