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같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언제 개발이 될까?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 인플루엔자 같은 계절성 바이러스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알약 형태의 치료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화이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2020년 초에 ‘SWAT’를 편성해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에 착수했다. 이로부터 1년 이상 지난 현재 화이자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에 대해 초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7월까지 대규모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화이자는 머크(Merck)나 로슈 등과 코로나 치료제 경쟁을 하면서 발병 초기 단계에서 투여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회사의 공통 목표는 감염 초기의 환자에게 투여함으로써 중증으로 진행을 막아 입원을 예방하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효과가 증명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몸 안에 퍼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건강한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선택성을 갖게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임상시험은 어렵다고 한다. 임상 피험자는 초기 환자를 찾아야 하는데 대부분 경증으로 끝나기 때문에 약효를 증명하기 쉽지가 않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이르면 올해 말 미국에서 항바이러스제 긴급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4일 그리스에서 열린 온라인 경제포럼에서 임상이 성공할 것으로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머크와 로슈는 최근 후기 단계의 임상을 시작해 올해 하반기에는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크와 리지백 바이오세라퓨틱스(Ridgeback Biotherapeutics)와 로슈는 미국 아테아 파마슈티컬스(Atea Pharmaceuticals)와 제휴해 개발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세계적으로 35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계절성 질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기존 몇 가지 경구용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해 봤지만 엄밀한 임상시험으로 효과를 증명한 제품은 없고 장시간 링거 주사로 투여하는 항체 의약품에 매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입원환자에 대해 스테로이드 등 항염증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이 약은 바이러스 자체를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 승인된 항바이러스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뿐이며 입원 환자에게 링거 주사로 투여되고 있다.

반면 화이자와 머크ㆍ로슈 등이 개발 중인 경구 항바이러스제는 코로나19 변이에도 폭넓게 효과를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관련 데이터는 아직 공표되어 있지 않다.

화이자 연구자들은 지난해 1월 항바이러스제 탐색을 시작했다. 이 회사의 의약품 설계 책임자인 샬럿 앨러튼은 2003년 사스가 세계적으로 유행할 때부터 특정 물질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로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분해효소를 저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비슷한 약제는 현재 HIV와 C형 간염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화이자 연구자들이 시험한 결과, 이 물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유효하지만 우리 몸 안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상당한 양을 투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사제로 개발을 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3월 위에서 충분히 흡수하는 알약으로 복용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 설계에 착수해 같은 해 7월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와 로슈 치료제 후보 물질은 화이자와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지만 감염 즉시 환자 투여할 수 있는 약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증식하고 있는 발병 초기 단계에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올해 3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PF-07321332'의 초기 임상시험을 미국에서 시작했다.

머크는 올해 4월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를 입원환자 대상으로 하는 개발은 중지하는 한편 일부의 외래 환자에서 후기 단계의 시험으로 이행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발병으로부터 5일 이내로 고령, 비만, 당뇨병 등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인자가 적어도 하나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머크는 올해 9~10월에 최종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슈와 아테아는 최근 시작한 AT-527의 후기 임상시험 피험자를 발병 5일 이내의 환자로 제한하고 있다. 아테아에 의하면 최종적인 시험 결과는 금년 말까지 도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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