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 미국 FDA 승인을 ’다 된 밥‘ 취급을 하면서 장외 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심사 완료 목표일(PDUFA)이 이달 7일로 잡혀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바이오젠의 이런 행보가 선제적 공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SCO와 BIO USA 개최 이후 새로운 이슈가 없는 6월에 글로벌 제약바이오의 가장 관심은 바이오젠의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에 대한 미국 FDA의 승인 여부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다. 바이오젠은 지난 2019년 10월 아두카누맙 개발 재개를 선언하고 지난해 말 임상 3상에서 일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FDA에 보완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원래 바이오젠은 1647명의 피험자가 참여한 임상 3상(ENGAGE)에서 1차 종료점 결과 발표 당시 실패를 공식 발표했었다. 그러나 임상 중단 결정 후 기존 1784명의 데이터와 6개월 동안 추가된 환자 278명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일부 고용량군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11월 초 FDA 자문위원회 패널들이 아두카누맙의 효과를 입증할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비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또 미국의 약물가격을 감시하는 비영리단체 임상경제연구소(ICER)가 아두카누맙의 건강상 이점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적정 예상 가격은 연간 1만 달러도 못미치며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5만 달러와 큰 차이를 보였다. 만약 아두카누맙이 승인을 받으면 미국에서 1인당 연간 2만 달러~5만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약 200만명이 이 약의 처방권에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ICER은 최근 아두카누맙의 모순된 결과를 보여준 3상 임상시험 2건을 기반으로 비용 효율성을 분석한 초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건강상 이점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어 아두카누맙이 승인을 받는다면 연간 2500~800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비용효과성을 낮게 책정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아두카누맙이 미국에서 승인을 받아도 적응증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6월 7일 결정되는 FDA 승인 여부와 관련없이 유럽, 일본 이외에도 캐나다, 스위스, 호주, 브라질 등에 아두카누맙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미국 FDA을 '장외 압박' 했다. 또 바이오젠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보건당국(SWISSMEDIC)으로부터 졸로투른 소재 제조시설에 대한 GMP 인증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 제조시설이 500여명 이상의 직원을 갖춘 고도로 현대화된 시설로 향후 대규모 바이오 의약품 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향후 자사가 보유한 치매 신약 물질인 아두카누맙과 ’레카네맙‘ 제조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젠 미셸 보나초스(Michel Vounatsos) 대표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에서 아두카누맙을 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승인이 되면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병 비용을 의미있게 변화시키는 최초의 치료법이 될 것이며 상당한 성장과 가치 창출 기회를 나타낼 것"이라고 ICER의 적정 가격 예상에 반기를 들면서 승인을 기대했다. 

이 같은 바이오젠의 행보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바이오젠이 미국 FDA 허가가 불확실한데도 아두카누맙의 출시 준비에 몰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의 효과를 입증할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FDA 자문위에서 비승인 권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출시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FDA 승인을 위한 공세적 행동으로 평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