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인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ㆍ사진)의 위험분담계약제(RSA) 만료일(8월 20일)이 다가오면서 재계약을 앞두고 환우회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재평가 자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비용효과성 평가를 거쳐 지난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넘어갔다. 현재 건보공단에서 비용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7월 말까지 검토를 끝나면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환우회는 재계약을 앞두고 "사느냐, 죽느냐" 분위기 속에 거친 말투에다 비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한국폐암환우회 관계자는 "만약 RSA재계약이 안되면 환자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메디컬 푸어(Medical Poor)로 전락된다. 결국 치료받지 말고 죽으라는 소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 치료받게 해야 하는 게 정부의 몫인데, 신약의 보험 재정 부담으로 정부의 대처가 소극적"이라고 질타했다.

환우회는 "폐암 4기를 진단받고 효과가 가장 좋다고 입증된 키트루다 1차치료제를 비용 문제로 쓰지 못하고 독한 백금 기반 화학요법을 3번 치료받는 동안 환자들은 육체적 정신적 희망고문을 당한다"면서 "폐암의 경우, 1차 치료가 가장 중요한 시작이고 진단 후 6개월은 환자들에겐 치료 골든타임인데 한국은 OECD 상위 10개국 중 키트루다가 폐암 1차에서 급여가 적용 되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 MSD 관계자는 "아직 재계약 여부를 정부와 논의 중"이라며 "재계약시 심평원에서 비용효과성 포함 관련된 내용의 검토를 한다. 그간 업데이트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재계약 조건이 충족돼야 하고 약가협상도 잘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RSA 재계약, 임상적 유용성ㆍ비용효과성 등 재평가 받아야

RSA(Risk Sharing Agreement)는 신약의 효능ㆍ효과 및 보험재정영향 등에 불확실성을 제약사가 일부 분담하는 제도다. 희귀질환 및 암 등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3년 도입됐다.

RSA계약기간은 5년으로 1년이 남으면 재계약 대상이 된다. 키트루다의 계약 시작일은 2017년 8월 21일으로 만약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8월 20일 계약이 종료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재평가 자료는 지금 심평원을 거쳐 지난 5월 공단으로 넘어갔다. 7월 말까지 검토가 진행된다.

키트루다주(100mg/4mL)는 1바이알 당 비급여 가격이 284만5449원이다. 3주마다 1회(1사이클) 주사 비용이 약 500만원~600만원이 들어 RSA 재계약이 안되면 1년 치료비가 1억원 가량을 든다. 키트루다는 RSA계약 유형 중 약제의 전체 청구금액 중 일정 비율에 해당되는 금액을 공단이 환수하는 방식인 '환급형 계약'을 맺었다.

지금까지 암환자들은 RSA(환급형)적용 약물 투약 후 지불했던 약값을 이후 회사로부터 환급받았다.

지난해 고시 개정으로 RSA후발약제 진입이 허용됐다. 그동안 RSA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사실상 '퍼스트 인 클래스'(혁신 신약)가 아닌, 후발 약물들 등재가 쉽지 않았지만 지난해 진입장벽이 사라졌다. 이와 함께 RSA 약제의 급여 확대 시 비용효과성(투약비용비교 또는 경제성평가)이 입증돼야 한다.

이 같이 올해부터 개정된 규정에 따라 RSA를 재계약 하려면 제약사는 심평원 약제급여평가회(약평위)로부터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 및 비용효과성 등을 재평가받아야 한다.

심평원은 계약 종료 6개월 전까지 제출받은 품목의 자료들을 검증 후 약평위에 상정한다. 약평위는 재계약 필요성에 따라 승인여부를 결정하고 평가 완료하면, 제약사와 건보공단은 RSA 재계약을 위한 약가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약제의 필요성이 인정받지 못하거나, 공단과 제약사의 가격 협상이 결렬되면 RSA계약이 종료된다.

약가협상 결렬 시 제약사와 건보공단은 약평위 평가를 거쳐 1회에 한해 재협상 가능하다. 기간은 60일이며 여기서도 결렬될 경우 해당 약제는 약제급여목록에서 제외될 수 있다.

한편, 키트루다는 T세포 표면의 PD-1단백질을 억제해 PD-L1 수용체와 결합을 막고 T세포를 활성화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첫 번째 적응증인 흑색종에 이어 폐암, 두경부암 등 30개가 넘는 암종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휴미라에 이어 매출 2위 품목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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