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IPO시장이 코로나19로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9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100개 이상의 업체가 모금한 공모자금도 2018년과 2019년의 공모자금을 합산한 금액보다 높은 2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향은 정진국제특허법률사무소 주예령 주임과 한국투자파트너스 정순욱 투자이사가 발표한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2020 주요 생명공학 IPO’ 브리프에서 밝혀졌다.

IPO에 성공한 기업의 특징을 보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업과 의외로 개발 초기 단계의 제약사에 돈이 몰렸다. 특히 코로나 치료제 후보 물질이 있는 4개 기업은 약 15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그 결과, 다양한 치료 분야 중 감염병 분야가 가장 높은 평균 IPO 밸류(2억5000만 달러)를 달성케 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항체 중심의 AbCellera Biologies가 14~17달러에 2000만 주 공모를 하려는 예상을 뛰어넘어 1주당 20달러로 2800만 주를 공모, 12월 IPO 당시 5억5600만 달러를 모금하였다. AbCellera는 지난 3월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개발했으며 FDA로부터 11월에 ‘밤라니비맙’(bamlanivimab)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또 지난 10월 아테아 파마슈티컬스(Atea Pharmaceuticals)는 로슈와 SARS-CoV-2 중합 효소 억제제인 AT-527의 공동 개발 협정을 맺은 직후 1억2500만 주를 주당 최대 22~24 달러로 총 3억4500만 달러를 모금했다.

또 다른 특징은 초기단계 임상 개발회사에도 투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단백질 운동과 기능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이를 통해 표적 활동에 영향을 주는 항암제 물질을 발굴하는 릴레이 테라퓨틱스(Relay Therapeutics)는 로슈와 공동 개발 중인 SHP2 억제제 ‘RLY-1971’가 대표 약물이며 현재 임상 1상으로 초기 단계지만 7월 주당 20달러에 2300만 주를 공모하여 4억60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임상의 단계는 성공적인 IPO를 위한 필수조건이 되지 못하였으며 투자자들은 아직 임상을 시작하지 않은 신규 물질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 IPO 시 주요 개발 약물이 2019년에는 전임상 단계 및 임상 1상 단계인 기업의 비율이 비슷하였으나 2020년에는 전임상 단계인 기업이 24%, 임상 1상 단계인 기업이 18%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양학 및 혈액학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갖고있는 포마 테라퓨틱스(Forma Therapeutics)는 지난 6월 IPO에서 3억1900만 달러를 모금하였는데 개발 중인 약물 중 가장 개발이 빠른 것이 임상 1상 단계였다. 마찬가지로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제조사인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시스(Avidity Biosciences)와 NK세포치료제 개발사인 엔카르타 테라퓨틱스(Nkarta Therapeutics)는 IPO 당시 초기임상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밸류의 투자를 받았다.

브리프에 따르면 IPO 기업 중 최소 32곳이 예상가를 상회했다. 또 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약 400억 달러를 유상증자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으며 25개의 바이오 관련 백지수표 기업 혹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들은 합병을 위해 34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바이오 산업의 활성화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관심 증대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치적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은 결과로 평가되며 바이오 관련 IPO 기업의 급속한 증가는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글로벌화 하고 있다는 증거로 분석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우리나라 기업은 SK바이오팜이 2019년 11월에 IPO 시 6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고 2020년 6월 IPO에서 9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였다.

중국 바이오 기업 IPO는 지속적으로 상당한 자본을 조달해왔으며 글로벌 공모자금 조달 순위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홍콩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11개 기업을 포함하여 중국 바이오 기업 20개는 2020년 한 해 동안 53억 달러 이상의 IPO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2018년 및 2019년에 홍콩에서 상장한 생명공학 기업들은 3개 이상의 주요 후보 약물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2020년 상장한 11개 기업 중 7개는 1개 또는 2개의 주요 후보 약물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적으로 2020년 IPO를 실시한 기업들은 2019년 IPO를 한 기업들보다 상당히 많은 자본을 조달했다.

2019년에는 평균 모금액이 1억 달러 미만이었으나 2020년에는 1억9000만 달러를 달성하여 시장가치를 증가하는데 기여했다.

한편 미국 상장 IPO 기업 중 제도권 내 신규 기업들은 2018년과 2019년 바이오 호황기에 진입한 기업보다 평균 30% 정도 더 높은 가치로 평가됐다. 지난 2년 동안 미국 바이오 IPO 기업들은 약 6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였으나 2020년에는 평균 7억8200만 달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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