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국내 의약품 수출액이 84억4470만달러(약 9조9648억원), 수입액은 72억6331억원(약 8조5708억원)으로 1조3940억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식약처는 발표문에서 이같은 의약품 무역흑자는 식약처가 관련통계를 작성한 지난 1998년이래 국내 제약업계가 22년만에 이룩한 첫 무역흑자라고 밝혔다.

‘만년 무역적자’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던 제약업종이 드디어 무역흑자 업종에 합류한 것이다. 제약업계의 경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의약품 무역흑자 전환은 완제품 수출이 전년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92.3%) 증가했고 세계적인 바이오 의약품 수요증가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품)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식약처는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무역수지 흑자는 민간 제약사들의 튼튼한 바이오 의약품 제조기반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과거에는 까다로운 임상시험과 허가절차의 복잡성 때문에 제약사들이 의약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권 연장으로 인해 저가의 제네릭(복제품) 수출에도 한계가 있었고 여기에 수출대상국들의 의약품 수입가격 통제가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한 것이 투자를 통해 튼튼한 바이오의약품 제조기반을 일찌감치 조성한 업계의 노력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수요가 급증한데 적극 대응한 결과였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타고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주력한 결과 류마티즘성 관절염치료제 ‘램시마주 100mg’, 유방암ㆍ위암치료제 ’허주마주 50mg’, 관절염 림프제 치료제 ‘트룩시마주’등 3개 바이오 의약품을 수출실적 1ㆍ2ㆍ3위에 올려놓기에 이르렀다. 이에 힘입어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업계의 완제의약품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평균 139.1%나 증가했다. 투자를 통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확보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현재 세계 제약계는 미국과 유럽연합(EU)국가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제약산업의 강국이면서도 원료의약품의 90%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EU국가들은 이미 지난해 11월 중국의존도를 낮추도록 민간제약사들에 주문해 원료의약품 재발전을 예고했다.

또 원료의약품 제조설비의 87%를 해외에 두고 있는 미국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미ㆍ중간 전략적 경쟁국면에서 원료의약품확보를 국가안보의 위험요소라고 경고함으로써 원료의약품 국산화의 뜻을 확실히 했다. 한국이 지난해 의약품 무역흑자를 나타냈다고 정부가 자랑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러한 선진 제약산업 국가들의 움직임에 민첩하게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제약계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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