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은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유병율이 전체 성인 10~13%에 이른다. 심한 경우 투석을 요하는 말기신부전에 이르거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다만 적절히 관리한다면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안규리ㆍ오국환)은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 연구를 집대성한 정책연구보고서를 출간했다. 대규모 국내 환자 코호트를 장기간 추적해 한국형 만성콩팥병 치료가이드라인이다.<아래 그림>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의 지원을 받아 전국 18개 대학병원과 함께 2011년~2016년 성인, 소아, 신장이식 환자를 망라한 대규모 만성신장병 코호트를 구축했다. 이 코호트는 연구설계, 환자추적관리, 연구 성과 등 모든 면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실제로 약 100편의 우수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다른 국가와 차별되는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의 특성, 기저질환, 사망ㆍ신장기능 악화 요인 등 고유한 속성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콩팥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여과율이 연 평균 –1.92 ml/min/1.73m² 씩 감소했다. 특히 당뇨병성 신증과 상염색체우성 다낭신 환자 경우 신기능 감소 속도가 더 빨랐다. 만성콩팥병 가운데서도 당뇨병이 있는 환자의 경우 더욱 각별히 유의해야 함을 시사한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연간 신기능 감소 속도. 당뇨병 신증과, 다낭신 환자의 경우 신기능 감소 속도가 매우 빨랐다. [출처=서울대병원]

또 전체 만성콩팥병 환자는 동일 연령의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약 2.1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만성콩팥병 환자는 동일 연령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약 2.1배 증가했다. [그림2=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오국환 교수는 "이번 만성콩팥병 정책보고서는 한국형 만성콩팥병 특성을 밝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만성콩팥병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실제로 한국 만성콩팥병은 타국가 만성콩팥병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혈압 조절이 잘 이뤄지고 사망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신장 기능 악화로 투석을 받게 되는 위험은 타국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서구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투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한 가지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만성콩팥병 국가 관리체계가 신장 기능 악화 관리에 더 초점을 두어야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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