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에듀헬름’(Aduhelmㆍ사진) 출시가 “기대만큼 빠르거나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이 회사 경영진이 고충을 털어놨다. 약효와 FDA와의 부적절한 관계, 보험적용 문제, 고가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의 부담이 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젠의 CEO 메셀 보나초스는 10일(현지시간)는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매튜 해리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2021년에 이미 설정한 매우 낮은 판매 목표를 확실히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 약 3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바이오젠은 애듀헬름의 시장 출시에 맞춰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백 개의 치료센터를 확정하고 개발 파트너 에자이(Eisai)와 함께 출시 활동비로 6억 달러를 책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는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문제로 뒤틀렸다.

지난 7월, 세계적 의학학술지 JAMA는 애듀헬름 관련 연구논문을 철회 했다. 보나초스는 후기 단계 데이터의 원고가 제출됐으며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제공하지 않았다.

걸림돌은 추가 데이터 문제만 아니다. 미국의학전문지 바이오파마다이브에 의하면 대부분의 치료 사이트는 보험사의 에듀헬름 보장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일부 사이트, 예를 들어 건강보험사 블루크로스블루쉘드(Blue Cross Blue Shield)의 특정 계열사는 “임상적 이점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휴마나(Humana)는 정책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현재 이 약물의 임상연구에 사용된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에 대해서만 보장하고 있다. 이 회사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메디케어 프로그램의 보장 정책에 대한 보건복지부(CMS)의 추가 지침은 필수적이며 우리의 최종 보장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중순, FDA는 에듀헬름같은 알츠하이머 약물에 대해 단일화된 국가정책을 수립할 ‘NCD(National Coverage Determination) 프로세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첫 제안은 네년 1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최종 결정은 4월로 예상된다.

바이오젠은 약 50개의 사이트가 에듀헬름을 주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목표로 삼았던 900여개에 크게 못미친다. 회사 대변인은 “7월에 해당 사이트 중 약 3분의 1이 에듀헬름에 대한 리뷰를 완료했는데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채택했거나 최소한 리뷰를 다시 작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처방집 목록에 등록하는 것은 환자에게 사용되기 전에 취해야 하는 많은 단계 중 하나일 뿐이다. 에듀헬름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일부 검사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나초스는 이 문제를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병목현상”이라고 불렀다.

이게 끝이 아니다. 환자에게 에듀헬름을 주입하기 전에 신경과 전문의와 다른 의사들이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운영상의 문제’도 장애물이다. 바이오젠의 미국 시장 대표 엘리샤 알리모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제품을 구매하고 청구하는 방법과 비용을 상환받는 방법을 처음 배우는 것”이라며 “이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리소스가 필요하며 많은 계획이 필요라다”고 설명했다. 일부 의사들은 에듀헬름에 대한 더 자세한 임상 데이터가 제공될 때까지 처방 결정을 미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젠은 출시가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알리모는 “최소 한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정의되는 새로운 사이트의 수가 지난 몇 주 동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나초스는 “수익이 아닌 환자에 대한 접근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기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으나 의사와 환자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중장기적 기회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부언했다.

투자사 제프리(Jefferies)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예는 에듀헬름이 올해 약 6000~7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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