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치료'에 막힌 중증건선 산정특례 …"풀리지 않는 매듭"
'광선치료'에 막힌 중증건선 산정특례 …"풀리지 않는 매듭"
  • 방수진 기자
  • 승인 2021.09.14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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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광선치료없인 중증판단 어렵다" VS 환자단체 "대학병원 일주일에 3번 갈 수 없다" 평행선 대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문케어'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중증건선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발표하면서 중증건선 환자의 산정특례 신규 등록 기준이 환자들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중증 건선환자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건선협회(회장 김성기)는 현행 산정특례 신규 등록 기준이 환자 치료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며 정부에 개선을 요청하고 있고 정부는 "중증 확인을 위해 서는 광선치료가 필요하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업계에선 "광선치료를 위해서는 직장인 환자들이 일주일에 3번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환자 편을 들고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2만2000여명 가량의 중증 건선환자들이 있다.

협회 "산정특례 기준요건 완화" vs 건보공단 "광선치료 안하면 중증 판단 근거 부족"

산정특례는 진료비 부담이 높고 중증질환자와 희귀질환자 등 장기간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에 건강보험 급여 본인부담률을 경감해주는 제도로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됐다. 중증질환자의 경우 환자 부담은 10% 가량이다.

'중증 건선'은 2017년 6월부터 산정특례가 적용됐지만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른 자가 면역 질환들과 달리 정부가 신규 등록과 재등록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재등록도 5년 마다 한번씩 과정을 거쳐야 되지만 신규등록은 매우 까다롭다.

진단 시 바로 산정특례 등록이 가능한 면역질환과 달리 중증 건선은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협회에 따르면 이때문에 국내 중증 건선 환자 2만2000명 가운데 현재 산정특례에 등록된 환자수는 4500명에 불과하다.

중증건선 치료에 쓰이는 생물학적제제 요양급여는 ▲메토트렉세이트, 사이클로스포린으로 3개월 간 치료 ▲3개월 간의 광선(UVB, PUVA) 치료 중 한가지를 받았음에도 침범 체표면적 10%, 건선 중증도 지수(PASI) 점수 10점 이상인 경우에 인정된다.

PASI 10 이상이면서 약물치료를 3개월 이상 투여하고 광선치료법으로 3개월 이상 치료하고도 반응이 없으면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이 되지 않으면 산정특례를 적용이 안된다. 결국 6개월 동안 기존 치료를 모두 받은 후 효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산정특례 등록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광선치료는 주 3회 3개월 간 병원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동네병원에서는 치료하기 어려워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때문에 직장인 환자들이 약물치료와 광선치료를 모두 받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불만이 환자들 사아에 터져 나온다. 이로 인해 산정특례 등록으로 급여받는 환자는 소수이고 대부분 환자는 치료를 포기하다시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는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고 20~30대 많이 발생하는데 자살률, 우울증 확률이 아주 높다. 특히 사회생활이 바쁜 20~ 30대 직장인들은 학업과 생업 때문에 산정특례 받기가 그림의 떡"이라고 주장한다. 협회 측은 "보험 급여는 치료제의 효과와 비용효과성 등을 바탕으로 타당성을 결정해야 해 전문가의 의견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맞지만 산정특례는 이와 다르다"면서 "다른 질환과 형평성을 맞추고 사회적 합의에 따르는 정책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건보공단은 단호한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산정특례기준은 전문가, 보건복지부가 결정하는 사항인데 전문가 자문결과로는 중증 확인하기 위해 광선치료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보통은 광선치료를 받으면서 호전되는 비율이 많고 광선치료를 받았는데도 호전이 안될 경우, 이때 중증건선으로 판단해 산정특례 대상자가 되는 것인데 협회의 주장대로 이 과정을 생략한다면 중증이라고 판단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협회 측은 "건선은 평생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어서 초기 치료를 어떻게 해야하느냐에 따라 향후 치료 방향성이 달라진다"면서 "직장인 환자들이 광선치료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조속한 개선으로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업계도 환자 편을 들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같은 직장인이 일주일에 세 번씩 대학병원에 치료받으러 가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자영업자나 1인 가게 사장처럼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직업인 경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선은 인터루킨 억제제인 노바티스의 코센틱스, 한국애브비의 스카이리치, 한국얀센의 트램피어 같은 생물학적제제가 출시되면서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건선은 발생 부위나 질환의 정도에 따라 광선 치료, 면역억제제 치료 등으로 치료하는데 생물학적 제제는 중증 건선에 매우 효과적이다. 생물학적 제제로 3~6개월 치료시 피부 염증이나 하얀 각질(인설) 같은 주 증상이 80~85%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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