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성층에서 우울증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20대 우울증 환자수가 60대 우울증 환자수를 넘어선 후 가장 많은 환자 발생을 기록하고 있어 청년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사진ㆍ서울송파구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울증 진료인원을 성별‧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25-29세 여성 환자가 3만985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64세 여성’환자(3만9438명), ‘65-69세 여성’환자(3만7223명)의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상반기 우울증 진료 인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로 60대 안팎의 중년‧노령 여성 환자가 가장 많았던 것과 달리, 지난해 처음으로 ‘25-29세 여성’이 상위권에 진입한데 이어 올해 최다 환자수를 기록했다.

이는 연도별 증가율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최근 5년 간 전체 우울증 진료 인원은 2017년 상반기 49만3445명에서 올 상반기 65만1810명으로 32.1% 늘었다. 반면, 25-29세 여성의 경우 2017년 상반기 1만4478명에서 올 상반기 3만9850명으로 무려 175.2% 폭증했다. 또한 전체 진료 인원의 연평균 증가율은 7.2%인 반면, 25-29세 여성 진료 인원의 연평균 증가율은 29.1%로, 전체 평균과 4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10대~30대 초반 여성에 우율증 집중 발생… 여성ㆍ남성 20대 후반 최다 

우울증 증가는 젊은 여성층에서 두드러졌다. 여성의 경우 ‘25-29세 ’175.2%, ‘20-24세 152.8%, ‘10-14세’ 119.4%, ‘15-19세’ 116.8%, ‘30-34세’ 105.7%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25-29세’에서 104.4% 증가해 가장 높았다. 10대~30대 초반 여성과 20대 후반 남성에게서 우울증 진료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표 참조>

한편 올 상반기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65만181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진료인원 중 여성은 44만3781명(68.1%), 남성은 20만8029명(31.9%)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로 보면, 올 상반기 기준 20대 우울증 진료인원은 10만9958명(16.9%)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10만7914명(16.5%), 30대 8만9952명(13.8%) 순이었다. 지난해 20대 우울증 진료인원이 60대를 처음으로 넘어선 뒤 계속해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던 우울증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20대 청년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 충격적”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절벽 및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 청년세대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청년 고용 대책 마련과 함께 청년마음건강 지원사업 확대 등 청년 심리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20대 후반 여성의 우울증 진료인원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의 성차별 문제, 각종 젠더폭력에 따른 내재화된 심리 위축 등 청년 여성의 삶을 둘러싼 사회구조적 원인을 면밀하게 짚을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시기에 20대 여성 4명 중 1명이 퇴직을 경험했다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있는 만큼,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청년 여성의 삶이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지 않은지 다각적인 원인 분석 및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표1] 2017년 상반기~2021년 상반기 건강보험 우울증 *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 자료, 남인순의원실 분석<br>
[표2] 2017년 상반기~2021년 상반기 우울증 진료 증가 현황<br><br>*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 자료, 남인순의원실 분석<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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