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8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약사들의 '수능 마케팅'이 올해는 실종된 분위기다. 수능에 맞춰 프로모션과 이벤트 등 관련 제품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던 과거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일동제약, 삼진제약, 조아제약, 광동제약이 수능 마케팅을 줄곧 진행했지만 올해는 대대적인 공중파 광고 등은 하지 않고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축소 진행하고 있다.

매년 수능에 맞춰 '비타500 수능캠페인'을 펼친 광동제약은 올해 행사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청소년 건강기능식품인 '광동 패스신공'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이 마케팅도 공중파 광고 등이 아닌 SNS와 유튜브 광고로 진행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현재 유튜브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패스신공' 수능 이벤트 [사진=유튜브 캡처]

매년 수능 마케팅을 꾸준히 해왔던 조아제약, 삼진제약, 일동제약도 올해 마케팅을 제한적으로 하거나 아예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제약은 한때 수험생들의 필수템으로 각광받던 건강기능식품 '조아바이톤'의 타깃을 스포츠마케팅으로 전환하면서 수능 비중을 줄였다. 이 회사는 현재 프로야구 대상과 유소년 야구 후원, 루키바둑리그 등 야구와 바둑에 조아바이톤 이름을 걸고 집중 후원하고 있다. 수험생 대상 이벤트는 지난 5월 한차례 있었다. 이러닝 브랜드 ‘대성마이텍’과 함께 자사 습윤밴드인 '조아덤뷰티케어'를 통한 배송 이벤트로 친구들에게 선물 꾸러미를 전달하는 내용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능 이벤트를 기획 중이며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수능 마케팅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수능을 불과 한 달여 남긴 상황에서 논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동제약은 대표 비타민인 '아로나민'을 앞세워 가족과 수험생 본인의 건강에 초점을 맞춘 이벤트를 진행했었다. 수험생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먼저 가족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패밀리 중심의 수능 마케팅 전략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수험생과 가족건강을 콘셉트로 한 수능 이벤트를 전개한 바 있으나 필요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올해는 수험생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시험때만 되면 한방신경안정제 '안정액'을 대대적으로 마케팅해오던 삼진제약은 올해는 '수험생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튜브와 케이블 광고를 진행하고 있으나 수험생을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제약사들의 수능 마케팅에 대한 소극적인 행보를 코로나19 장기화로 썰렁해진 시장분위기와 제도적 이유, 광고환경 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삼진제약의 '안정액' 유튜브 광고. 제도적 이유로 수험생을 타깃으로 한 광고는 못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제약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의 경우 특정 타깃을 선정해 마케팅하는 데 제도적 한계가 있다”며 “이에 따라 일반약이 아닌 건기식을 대안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경쟁제품이 많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선뜻 나서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튜브나 SNS 등 언제든 접할 수 있는 상시 광고 시대가 도래했고 일반약이나 건기식 섭취가 과거와는 달리 일상화돼 수능 등 특정한 행사나 시즌을 겨냥한 특정 프로모션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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