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밤에 눈이 보이지 않는다 해서 병원에서 검사를 했더니 5000명중 1명꼴로 발병한다는 망막색소변성증이란 희귀병이랍니다. 이런 불행한 병을 가진 아이들에게도 한줄기 빛이 되는 망막질환 치료 주사인 럭스터나가 국내에 사용허가 받았고 현재까지 국내 최초 치료를 진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는데, 9억이란 엄청난 약제비로 아이의 가족에게 너무나 크나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다국적제약사 한국노바티스의 유전성 망막 질환(IRD) 치료제 '럭스터나(보레티진 네파보벡)'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오면서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부르며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삶의 불씨를 살려주는 고가약 급여허가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고 이 고가 약제에 대한 보험 급여를 적용해 달라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애절한 청원이다. 22일 게시된 이 게시판에는 25일 현재 청원인이 230명을 돌파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IRD는 보통 소아 및 청소년기에 시작돼 점차 양쪽 눈의 시력을 잃는 위중한 질환으로 개그맨 이동우씨가 앓고 있는 병으로 유명하게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 밖에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었으나 이 유전자 치료제로는 단 한번의 투여로 완치 가능하다는 것이다.

IRD 발생 원인 중 하나인 RPE65 유전자(결핍되거나 결함)를 단 1회 투여만으로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시켜 기능을 회복시키는 기전이다. 하지만 1회 투여에 9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비용으로 환자들이 현실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경제력이 없어 포기하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품목허가가 났는데도 환자들은 이 약제가 '그림의 떡'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노바티스는 생명을 살리는 글로벌 제약사로 이름이 높지만 고가약제로 환자들의 애를 태우는 단골 제약사이다.

꿈의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에 이어 지난달 5억원짜리 CAR-T 치료제(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환자들의 원성으로 오랜 진통 끝에 급여화를 앞두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나치게 높은 약가에 급여 적용 시 재정 악화를 우려하고 있어 고민이 깊다. 대체약이 있거나 또는 약효가 기대에 못미치거나 다른 비급여 고가약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때 급여를 진행할 수 없는 보건당국의 고충도 적지않다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최근 럭스터나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보건당국과 한국노바티스에 압박을 가해 '킴리아 급여' 효과를 보려는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바티스가 이 약제의 약가 인하를 양보를 하지 않고 있어 보건당국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킴리아처럼 환자와 보호자들이 보건당국을 압박해 '급여 양보'를 이끌어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눈치다.

이에 대해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국내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럭스터나의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난 9월 럭스터나 국내 허가 이후, 신속하게 급여 신청 서류를 제출, 원활히 급여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당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럭스터나의 급여 여부 및 가격은 아직 정부와 논의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며 "럭스터나의 신속한 급여 및 출시가 환자들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정부와 협의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RPE65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 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RP, Retinitis Pigmentosa)' 환자의 경우는 전체 국내 인구의 약 0.011%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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