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와 초고가 약품 등장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 약품비 증가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 수치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연간 약품비는 2010년 13조5000억원에서 2019년 20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4.9% 증가율을 보였다.

연도별 약품비 추세는 약가 일괄인하정책으로 약품비 하락(3.8%)의 단기효과가 나타난 2012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해 2013년 대비 2019년 연평균(CAGR) 약품비 증가율은 7%를 나타냈다.

이 같은 사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실 박다혜, 혁신연구센터 이혜영, 평가실 김동숙 씨가 HIRA Research에 발표한 ‘건강보험 약품비 증가요인 분석: 지수법을 활용한 기여도 분석에 대한 고찰’에서 나타났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진료비 대비 약품비 비중이 24.1%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외래 약품비 증가율은 65세 미만이 전체 4.0%, 1인당 약품비는 3.7%가 증가했고, 65세 이상에서는 전체 7.6%, 1인당 약품비는 3.0% 증가해 고령층 약제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5세 이상에서 입원부문에서 환자 증가율은 10년간 5.4%였으나, 약품비는 4.1% 증가한 반면 외래에서는 환자 수 증가는 4.5% 증가한 것에 비해 외래 약품비는 7.6% 증가했다.

2019년 65세 이상인 환자 수는 전체의 16.6%이지만 전체 약품비에서 연령별 그룹이 차지하는 약품비 비중은 65세 이상 43%, 65세 미만 57%로 높게 나타났다. 2010년 65세 이상 환자 수는 12.1%로 2019년 대비 4.5%p라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반면, 전체 약품비의 연령대별로 차지하는 비율은 65세 이상 36%, 65세 미만 64%로 나타나, 2019년 대비 65세 이상은 7%p 변화를 보였다. 

이같은 약품비 변동요인을 분석해보면 전체 의약품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 특성은 유지(연평균 4.0%), 신규(연평균 1.0%), 퇴장(연평균 –0.1%) 순으로 나타났다. 유지 및 신규 의약품의 경우에 약가 일괄인하가 있던 2012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약품비 증가가 확인되었다.

유지의약품의 사용량이 약품비 증가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수별로 피셔식으로 살펴보면 사용량의 약품비 기여도 영향력은 552%, 가격은 –476%였다. 유지의약품의 경우, 과거에 비해 현재의 약품비 변동요인의 기여도를 보여주는 라스파이레식에서 가격은 91%, 사용량은 –22%이었다. 또 현재 기준에서 과거 대비 변동기여도를 보여주는 파셰식에서는 가격은 -1042%, 사용량은 1125%의 영향력을 보였다.

약제급여목록 정비가 있었던 2016년 사용량에 어떤 요인이 주된 증가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량을 처방건당 투약일수, 총투여량, 총처방건수로 분해한 결과, 총투여량의 기여도가 가장 높은 452%로 확인되었다.

한편 투약일수 기준, 전체 의약품 연평균 증가분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피셔)를 보면 가격은 –71%, 혼합요인은 –10%의 감소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사용량 요인은 162%로 약품비 증가를 견인하는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10년 동안의 국내 약품비 추세를 분석한 결과, 외래 및 고령층의 증가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향후 장기처방 및 불필요한 외래처방 감소와 노인의 다약제 사용 등에 대한 관리 강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 하에서 지출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을 사용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약품비 관리를 위해 2007년 선별등재 제도, 2012년 4월부터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의 약가 일괄인하, 2014년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 제도, 실거래가 기반 약가 인하, 사용량-약가 연동제 등을 시행해오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