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로 전이‧재발성 대장암 항암약물치료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이성 대장암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변이가 생긴 특정 유전자만을 차단하는 표적치료와 항암치료이다. 약물 치료 중 일부 환자에서는 전체 병변 중 소수의 병변에서만 내성이 생기는 혼합반응(mixed response)을 보인다. 이 경우 항암제를 변경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기존 항암제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사용 가능한 약제 또한 줄어들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지석 교수와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금웅섭‧변화경 교수팀이 2011년~ 2020년 정밀 방사선치료를 받은 소수진행성 전이성 대장암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항암치료 유지 기간 및 생존율을 비교·분석했다. 전이성 대장암으로 연세암병원에서 전신약물치료를 받은 4157명의 치료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정밀 방사선치료를 실시한 소수진행성 환자군은 내성 발생 의심 시점 기준 평균 9.5개월 동안 추가적으로 기존 약물 치료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해당 환자군의 31명(32%)은 기존 약물을 1년 이상 유지했다. 전체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평균 항암약물치료 유지 기간이 평균 5개월인 것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기간이다.

또 정밀 방사선치료를 받은 소수진행성 환자군의 생존율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체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2년 생존율은 64%였던 반면, 전체 병변 중 일부 병변만 방사선치료를 받은 소수진행성 대장암 환자의 2년 생존율은 95%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지석 교수는 “이전에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다수의 병변이 약물치료에 반응하더라도 일부 소수의 병변이 약물치료에 내성이 생겨 커지게 되면, 기존 약물을 중단하고 다음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정밀 방사선치료로 문제를 일으키는 소수의 병변만 선택적으로 치료를 한다면 부작용의 증가없이, 약물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 전이성 대장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소수진행성 전이암은 전체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고 치료의 결정은 여러 임상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적용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추가 검증을 위한 임상연구도 필요해 아직까지는 반드시 다학제 진료를 통해 치료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클리니컬 콜로렉탈 캔서(Clinical Colorectal Cancer)’에 '소수진행성 대장암에서의 방사선치료'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장지석 교수, 금웅섭 교수, 변화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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