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에듀헬름’으로 유명한 바이오젠 인수에 나선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학전문지 피어스파마는 한국경제신문을 인용, 삼성그룹이 420억달러 규모의 바이오젠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와 블름버그 등 외신들도 일제히 소식을 전했다.

바이오젠 주가는 이날 9.46% 급등한 주당 258. 31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에듀헬름 승인 직후인 지난 6월 주당 400달러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시장은 대형 호재로 봤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에듀헬름(Aduhelm)은 올해 6월 FDA 승인에도 불구하고 유효성 논란 등에 휘말려 주가는 지난 6개월 동안 30% 이상 추락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삼성이 2016년 미국 전장업체 하만(Harman) 인수 이후 가장 큰 거래가 된다.

삼성은 바이오젠에게 낯설지 않다. 두 회사의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합작법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있다. 지난 2012년 공동 투자해은 삼성바이오로직스(50%+1주)와 바이오젠(50%-1주)이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거래를 통해 바이오파마 분야에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134억4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세계 20대 제약사에 들어간다.

바이오젠은 현재 5억 달러 규모의 비용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에듀헬름 판매 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판매가를 절반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인수 금액은 최대 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바이오젠의 시가총액(346억 달러)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한 금액이다. 바이오젠 주요 주주는 미국 투자사인 프라임캡 매니지먼트(11.07%)와 블랙록(9.46%), 뱅가드(7.96%), 스테이트스트리트(4.7%), 웰링턴(3.8%) 등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체 개발한 '레미케이드' 등 최고의 바이오의약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애브비의 메가 블록버스터 '휴미라' 버전은 FDA 승인을 받았으며 2023년 6월 출시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시밀리 사업은 연간 약 8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삼성은 이미 이 벤처의 50.1%를 소유하고 있다.

투자사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리는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관련 사업에서 복잡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건부 가치권(BMS가 셀진 매수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메커니즘)이 다양한 수준의 성공 가능성을 설명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삼성은 2023년까지 바이오파마를 포함한 성장 사업에 205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EO 존 림은 “미국에 투자하고 유럽에도 투자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달 피어스파마와의 인터뷰에서 “인수합병(M&A)과 신규 건설 등 글로벌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국의 국경을 넘어서는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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