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비툭스<왼쪽>과 사이람자

올 상반기 위험분담제(Risk Sharing Arrangements, RSA) 종료를 앞둔 머크의 '얼비툭스'(세툭시맙ㆍ사진)와 릴리의 '사이람자'(라무시루맙ㆍ사진)가 일단 재계약을 향해 순항 중이다. 

최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를 통과한 얼비툭스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앞두고 있고, 사이람자는 건보공단과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얼비툭스는 오는 6월 30일, 사이람자는 4월 30일 RSA 계약이 종료된다.

얼비툭스는 RSA계약 유형 ▲조건부 지속치료와 환급 혼합형 ▲총액제한형 ▲환급형 ▲환자단위 사용량 제한형 등 4가지 중 어떤 형으로 재계약을 할지 공단과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약제 재평가가 진행 중이란 얘기가 흘러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얼비툭스에 대한 비용효과성 평가를 끝내고 이 평가 결과를 머크에 통보했다. 머크가 이 평가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면 보건복지부에서 명령을 내려 협상이 급진전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심평원의 비용효과성 재평가에 따라 재계약은 약값에 달려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는 건보공단이 머크의 답변을 기대리고 있는데, 한달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게 끝나야 본격적인 약가협상이 시작된다.

이와관련, 공단 관계자는 "현재 내부 절차 진행 중으로 아직 약가 협상 단계에 들어가지는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머크 관계자는 "얼비툭스는 현재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는 중요한 약제"라며 "RSA의 취지를 살려 환자들에게 최대한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릴리의 VEGFR2 억제제 사이람자는 세포독성항암제 치료옵션만 존재했던 전이성ㆍ진행성 위암의 2차 치료에 최초로 도입된 표적항암제다. 이 약제는 4월 30일 재계약이 끝나는데, 현재 공단과 현재 약가 협상 중이다.

릴리 관계자는 "현재 약가 협상 진행 중으로 기한 내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일각에서는 이 약제가 대체약제 없어 협상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건보 재정에 얼만큼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위험을 분산한 정도로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며 "결론이 좋게 날 것 같다"고 했다.

◇RSA재계약, 공단과 제약사 가격 협상 결렬시 1회 한해 재협상

RSA재계약 진행 과정은 몇 단계를 필요로 한다. 먼저 계약기간을 연장을 위해 관련 품목 계약 종료 시점 1년 전부터 해당 품목을 가진 제약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에 RSA재계약을 신청해야 한다. 재계약 신청 이후 제약사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평위로부터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등을 재평가 받는다.

이때 대체 약 평가도 함께 진행한다. 즉 대체약이 있는지 약이 유효한 것에 대비해 비용효과적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 이후 약평위 평가가 마무리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제의 재계약 여부를 판단하고 이후 제약사와 공단은 약가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만약 약제가 재계약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공단과 제약사의 가격 협상 결렬 시 해당 제약사와 공단은 약평위 평가를 거쳐 1회에 한해 재협상 할 수 있으며, 기간은 60일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결렬되면 약제급여목록에서 제외될 수 있다.

얼비툭스와 사이람자는 각각 대장암, 위암 치료제로 국내에서 많이 발병하는 5대 암종에 포함된다. 국가암통계 정보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 해 동안 발생한 대장암 환자는 약 2만7000명, 위암은 약 2만9000명에 이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6년 위험분담제도로 등재된 약제를 사용하는 국내 환자수는 1만6575명으로 추산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위험분담제도를 비롯한 암 보장성 강화 정책 이전과 이후를 분석한 결과 입원 환자 항암제 비용은 22% 가량 감소했고 3년 생존율은 2% 이상 증가했다. 또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의 경우 위험분담제도를 통해 급여 등재 이후 95% 가량 환자의 본인 부담 비용이 감소했다. 더불어 실질적으로 치료 혜택을 받은 환자수를 추산했을 때, 현재 약 1만명 정도의 환자들이 보험 혜택을 받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만약 올해 재계약에 성공 할 경우 잠재적으로 연간 5000여명의 RSA 정상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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