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10~15년의 긴 기간이 소요되며 한 개의 신약에 10억 달러 이상 자금이 필요하나 90%의 신약 후보물질이 실패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신약물질 발굴 플랫폼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고 헬스케어 AI 업체들의 자금조달도 크게 늘고 있다.

키움증권은 4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들의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도입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빅파마의 성장 동력 엔진은 항상 바이오텍이 담당해왔기 때문에 AI 신약발굴 플랫폼이 이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아직 AI 신약 발굴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이 상용화 및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로 탄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개화시기 보다 AI 도입 단계로 보인다”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다만 신약 디스커버리 분야에서는 현재 AI 기술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인공지능 시장은 2018년 연간 총 투자 가치가 20억 달러를 넘어서고 2020년 30억 달러, 2021년은 상반기에만 21억 달러 투자가 쏟아졌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신규 후보 물질을 신속하게 찾기 위해 AI 신약발굴 플랫폼을 활용이 늘고 있는데 통상 타겟 당 3억~4억 달러에 거래되며 다국적제약사와 첫 계약을 맺은 뒤 연달아 경쟁사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다음은 주요 글로벌 빅파마들의 인공지능 신약발굴 플랫폼 도입 상황.

암젠=지난 1월11일 아라키스 테라퓨틱스와 새로운 RNA 분해 저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치료제는 핵산분해효소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해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RNA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저분자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다. 암젠은 또 올해 초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과 단백질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협약을 맺었으며 두 회사는 다중양식(멀티 모달리티)을 활용해 5개의 임상 표적에 대한 단백질 치료제를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제너레이트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로운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MSD=신약 및 표적 발굴 전문기업 앱사이(Absci)와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 제휴를 맺었다. MSD는 최대 3개의 표적을 지명하고 신약발굴 협력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는다. 앱사이는 모든 3개 표적에 대한 계약금 및 성과 보수로 최대 6억1000만 달러와 연구 지원금, 매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앱사이는 단백질의 치료 잠재력을 확대하기 위해 딥러닝 AI 및 합성 생물학을 활용하는 신약 및 표적 발굴 회사다.

사노피=올해 1월 영국의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기업 엑스사이언티아社(Exscientia)와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학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엑스사이언티아가 보유한 실제 환자샘플 이용 단 대 단(end-to-end)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을 적용해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최대 15개의 새로운 저분자 신약후보물질들을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합의에 따라 엑스사이언티아는 1억 달러의 계약성사금을 사노피 측으로부터 받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구, 중개, 임상개발, 인‧허가 및 발매 성과에 도달했을 때 최대 총 52억 달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사노피가 제품을 발매했을 때 최대 10%대 중반의 로열티를 수수할 권한도 주어진다.

아스트라제네카=지난달 13일 인공지능 기반 신약 발굴 전문기업 베네볼런트AI(Benevolent)와 업무 협약을 연장 했다. 베네볼런트AI는 아스트라제네카와 AI 기반 신약 발굴 협업을 확대해 파트너십을 통해 연구하는 질병 분야의 수를 두 배로 늘렸다. 양사는 2019년에 시작된 업무 협약을 3년 연장했으며 만성신장질환(CKD), 특발성 폐섬유화증(IPF)에 대한 새로운 표적을 발견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전신홍반루푸스(SLE), 심부전(HF)을 추가했다.

베네볼런트AI 플랫폼은 모든 질병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을 생성할 수 있다. 두 회사는 근원적인 질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새로운 표적을 발견하기 위해 베네볼런트 플랫폼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의 독자적인 데이터와 과학 문헌, 특허, 유전학, 화학, 임상시험 등에 관한 공공데이터와 라이선스 데이터를 포함하는 생물의학 지식 그래프를 활용할 계획이다. 협업은 이미 두 가지 주요 이정표를 달성했으며 첫 번째 새로운 표적이 만성신장질환과 특발성 폐섬유화증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트폴리오에 추가됐다.

릴리=미국 인공지능 신약 개발 회사 버지 지노믹스(Verge Genomics)와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근위축성 축삭경화증(ALS)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난해 7월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3년간 협력하는 조건으로 버지는 선급금으로 최대 2500만 달러와 지분 투자 및 잠재적 단기 지급금과 6억9400만 달러 가치의 추가 마일스톤과 다운스트림 로열티를 받게 된다. 릴리는 버지가 식별한 표적 중 최대 4개를 선택할 수 있다.

버지는 ALS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을 발견하고 검증하기 위해 자사의 올인휴먼(all-in-human)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환자 뇌 전사체 독점적인 콜렉션을 기반으로 하며 유전적으로 나누어진 환자 집단에서 새로운 질병 원인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치료 표적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노보 노디스크=독일 생명공학기업 에보텍(Evotec)과 당뇨병, 비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2018년 8월 제휴를 맺었다. 에보텍은 당뇨병,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심혈관질환, 당뇨병성 신장 질환과 같은 동반 질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소분자 치료제를 발굴 및 개발한다.

에보텍은 당뇨병과 연관 동반질환에 대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리간드 기반 설계와 관련된 신약 발굴 플랫폼을 활용할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전임상 후보물질이 선택된 이후 에보텍의 INDiGO 플랫폼을 이용해 전임상 연구를 임상시험 신청 단계로 진전시키기로 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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