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 치료를 약품에 의존하지 않고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치료하는 기술이 본격화되고 있다.

얼라이드마켓리서치(AlliedMarketResearch)에 따르면 VR 헬스케어 시장은 2018년 기준 2억4091만 달러(약 3065억원)에서 2026년 23억8368만 달러(약 3조332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연구단계를 거쳐 실제 치료를 위한 VR 솔루션이 FDA 허가를 통과하기도 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5월 첫 주차 '최근  글로벌ICT포털 주간 동향 리포트'을 통해 VR 치료제 개발현황을 소개했다.

VR 통해 사고패턴ㆍ감정 인신 후 인지행동 요법으로 치료

2022년 4월에는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가 개발한 VR 기반 치료법이 FDA에 의해 STeP(Safer Technologies Program) 승인을 받았다. STeP은 심각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질병에 사용되는 획기적 기기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STeP에 선정되면 기기가 빠르고 안전하게 시판되도록 FDA 협조를 받을 수 있다. 페어 테라퓨틱스는 VR헤드셋을 활용한 만성 통증 치료법을 개발하고 STeP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즈VRx[사진=어플라이드 VR]

또 2021년 11월에는 FDA가 만성 요통 치료 수단으로 어플라이드VR(AppliedVR)社의 ‘이즈VRx(EaseVRx)’ 기기를 승인했다. 이즈VRx는 사용자의 숨소리를 증폭시켜 호흡을 돕는 장치가 내장된 몰입형 VR 기기로 VR을 통해 사고 패턴 및 감정을 인식하고 인지행동 요법의 원리로 요통 완화를 유도하는 기기다. FDA는 요통 환자 179명을 대상으로 8주간 대조군과 비교해 이즈VRx 사용자의 46%가 대조군보다 높은 통증 감소 효과를 보여 허가를 내줬다.

VR 기술을 사용해 환자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만성 통증에 사용되는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만성 통증 환자들에게 그동안 처방된 아편 유사제 및 통증 완화 약물은 환자들이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통증 관리에 비약물 요법의 니즈가 생겨났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씨다스사나이(Cedars-Sinai) 병원의 브레넌 슈피겔(Brennan Spiegel) 의사는 2015년부터 환자들의 진통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VR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슈피겔 프로그램은 환자가 치료를 받는 동안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분산치료의 한 형태로 이 프로그램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VR을 활용해 가상 해변 등 풍경에 환자들을 몰입시키고 있다.

VR 환경에 노출되면 두뇌의 50%가 시각 처리에 사용되게 되고 이를 통해 환자는 환각제를 복용한 것과 유사하게 고통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로 슈피겔 프로그램에서 환자들의 심장 박동이 안정을 찾고 동공이 작아지고 이완되는 등 통증과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효과를 증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약 100만 달러(약 12억7100만원)의 투자금을 지원받으며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게임형 VR 플랫폼으로 ‘움직임 공포증’ 극복

핀란드 제약회사 오리온(Orion)이 배스대학교(University of Bath) 크리스토퍼 에클스턴(Christopher Eccleston) 교수와 기술기업인 헬스웨어(Healthware)社와 협업을 통해 VR을 활용한 몰입형 게임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환자들의 움직임 공포증(Kinesiophobia)을 극복하기 위한 인지행동 치료(CBT)를 한다. 환자 특성에 맞게 개인화된 모드로 제공되며 게임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20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파일럿 연구가 공개되었는데 임상 시험에서 만성 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VR 장치 및 원격 기술 지원을 제공받아 성인 환자들의 움직임 공포증 극복하는 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치료 이후 환자들 사이에서 움직임에 대한 두려움을 평가하는 TSK 점수가 시험 종료 시점에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삶의 질이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졸리굿社, VR 만성통증 치료 효능연구

                    [사진=졸리굿 홈페이지]

2021년 12월 일본 의료기기 제조 업체 졸리굿(Jolly Good)이 아이치 의과대학병원(Aichi Medical University Hospital) 통증 센터와 협업을 통해 VR을 기반으로 한 만성 통증 치료효능 연구를 진행했다. 졸리굿은 의료 트레이닝 VR 기기 제조업체로 인지도가 있는 기업이다. 2020년 4월에는 정신과 의사, 제약 전략 전문가 및 기타 DTx 전문가들이 포함된 디지털 치료 부서를 설립한 바 있다.

졸리굿은 다양한 상황을 통해 VR 활용 관련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만성 통증 관련 VR치료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연구의 첫 번째 단계로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 뇌졸중 후 통증, 기타 통증 유발 상태를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VR 재활요법을 연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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