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연지안 기자] 10년만에 인상되는 대표적인 필수의약품 중 하나인 수액제<사진>의 가격인상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개정안`을 통해 기초수액제 44개 품목의 약가를 7월부터 평균 16% 인상하기로 했다. 10년만의 인상인데도 업계는 웃을 수만은 없다. 

수액제는 가격 인상이 시급하지만 그렇다고 큰 폭의 가격인상으로 매력적인 사업이 되면 뛰어드는 업체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격 적절성과 경쟁업체에 대한 고민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JW중외제약, CJ제일제당, 대한약품 등 국내 기초수액제 제조업체들은 원가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수액제 가격 인상을 요청해왔다.

그동안 사실상 적자를 보며 수액제를 생산해온 제조업체 입장에서 일단 이같은 가격 인상을 반기고 있지만 한편으로 묘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는 오름에도 불구하고 수액 가격은 사실상 동결돼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최대 100억원의 적자가 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필수의약품으로 생산을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현실화되면 업체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관련 업계는 인상 가격이 낮아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이라면서도 너무 높아도 문제라는 가격 인상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주요제품의 경우 10% 초반으로 가격 인상이 결정됐지만 적어도 20%내외가 적당한 인상선이라고 본다"며 "이전에 35% 인상된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고 10년만에 이루어지는 약가 인상이라는 점에서도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가격 인상이 계속되면 업계 경쟁이 치열해져 파이가 줄어들 것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가격이 인상되면 원가상승 부담을 흡수할 수 있어 당장 수액제조의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지만 결국 높은 가격인상은 수액 제조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을 가져와 기존 제조사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이 제조사 입장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로 인해 시장 진출업체가 많아지면 기존 제조사들은 경쟁력 측면에서 손실을 볼 수도 있고 의료재정에도 무리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필수의약품인 수액 가격을 현실화하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선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국내 기초수액제 시장은 연 1000억원 규모로 JW중외제약 50%, CJ 25%, 대한약품 21%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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