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서울시내 대형병원에 60중반의 이모씨(여)가 입원했다. 최종 진단은 폐암2기.

주치의를 만나고 돌아온 이씨부부는 매우 고민스런 표정을 지었다. 암세포가 커져있어 이를 수술하기전 항암치료를 하고 그뒤 암세포가 작아지면 수술하자고 주치의가 제안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주치의가 두가지 항암치료중에서 어떤 치료를 선택할것인지 자식하라고 상의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우선 가장 흔한 방법인 화학적 항암치료를 권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비교적 경제적인 부담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머리털이 빠지고 입맛이 없어지며 백혈구수치가 떨어져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온갖 부작용과 후유증을 감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효과는 30~40%에 불과하다면서.

또 다른 하나는 요즘 유행하는 첨단치료법인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치료하는 방법.

표적치료제가 여러 문제점은 있지만 과거의 화학적인 항암치료보다 부작용도 적은데다 치료효과도 좋다는것.치료효과가 무려 70%정도.

누구든 이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 문제는 돈.

주치의가 추천한 로슈가 만든 아바스틴은 한번 맞는데 250만원.8차례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급여가 적용안돼 입원료를 빼고도 치료비만 2천여만원이 넘는다. 그것도 완치를 장담하는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 치료과정이 다소 힘들더라도 급여가 적용되는 기존의 화학요법을 거친뒤 치료효과가 없거나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됐을때 표적치료요법을 거치도록 되는게 일반적인 치료관행. 환자입장에서 이런 경우 급여가 적용돼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다. 한데 이씨에게는 이런 과정이 생략된채 곧바로 표적치료를 제안받은 것.

사실 집안에 암환자가 생겨 죽네 사네하면 비용이 아무리 비싸도 대부분 가족들은 마음이 약해지기 마련.

더 나은 치료의 길이 있다면 우선 가족을 살리기위해 비싼 치료제의를 마다하지 않을 수 없는게 인지상정이다.

이씨부부는 차라리 화학적 항암치료얘기나 안했으면 자식에게 말하기가 그래도 떳떳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슴속을 파고 들었다.

결국 이씨는 자식의 결정이 있어 그 비싼 아바스틴을 맞기로 했고,지금 한달에 한번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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