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우리 어머니들은 집안일이나 외출할 때 갓난아기를 등에 포대기로 업고 다니곤 했다.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에 자녀를 키우면서 등에 갓난아기를 업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아기는 등에서 엄마와 아빠의 가슴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등에 업으면 아기 다리가 휠 수 있다는 미용상 문제 제기도 있지만 앞 쪽으로 아기를 메는 모습이 훨씬 활동적이고 아기와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인식이 지배했다.

그러나 아기띠를 이용해 아기를 가슴 앞 쪽으로 메는 방식이 쉽게 아기를 질식 위험에 빠뜨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회장 이네즈 테넌바움은 2008년 ‘소비자 보고서’에서 24명의 아기가 아기 띠 밖으로 떨어져 심각하게 다쳤고 최소한 7명의 아기가 질식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기를 가슴과 허리 쪽으로 감싸 안게 되면 아기의 몸이 ‘C’자 모양으로 구부러지게 되는데 이 자세가 아기의 호흡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과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갓난아기의 경우 부모 가슴으로 얼굴을 묻게 되는데 부모 옷에 질식할 위험이 항상 있다는 것.

아기 띠는 최근 십수 년 간 할리우드 배우 엄마들을 중심으로 활기차 보인다는 이유로 유행한 후 많은 부모들이 즐겨 쓰는 아기용 운반 도구가 돼왔다. 한국에서도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아용품 중 하나다.

테넌바움은 특정 제품의 아기 띠를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아기에게 심각한 위험을 줄 수 있는 아기 띠 사용문제를 부모와 아기 돌보는 사람들에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아기띠를 이용한 아기 안기의 위험성에 대해 부모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간호사인 티파니 스펙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큰 병원 상점 개인병원 등을 돌며 아기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아기의 몸이 머리부터 발까지 구부러지지 않게 하고 아기의 얼굴이 위쪽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아기 질식을 막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결과는 소비자 연합(Consumer Union)에 소개되었고 아동제품제조협회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미국 뉴스 채널 MSNBC가 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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